나는 지금까지 인간이 인류애를 통해 성장해왔다고 생각했다. 현재의 삶이 2000년 전보다 낫지 않은가?

그러나 나는 부분적으로만 옳았다. 인간 삶의 질 향상에 인류애가 차지하는 부분은 일부일 뿐이다. 인류의 성장은 근본적으로 권력의 구조 이동 과정에서의 합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양보해온 결과물이다.

인간은 언제나 원하는 것이 있다. 그러나 자원은 한정되어 있으며, 생산을 위한 노동은 필수적이다. 그리고 인간은 탄생 이전에도, 이후에도 계층적 사고를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 본능적인 번식의 기준에서도, 인간 정신과 체계의 발전에서도 높낮이와 우열을 가리는 가치관의 존재는 시대에 따라 변형될 뿐 인간 가치 판단의 본질과도 같다. 이 과정에서 인간 권리에 대한 차이가 탄생하며, 이를 체계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권력이다.

평등 사상은 실로 위대한 사상이다. 평등 사상의 이상은 인류의 정신적 해방과 자유를 제공하며, 그와 동등한 안락함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 안락함은 현대 인류의 눈앞에 그 어느 때보다도 두껍고 무거운 장막을 펼쳐낸다.

인류애는 인간 발전의 중요한 축이나 절대 주요 축이 된 적 없다. 체제의 설립과 변환 과정에서 인류를 위한 깊은 고찰의 정도와 순수성에 차이가 있을 뿐, 핵심은 권력 이동의 정당성을 부여받기 위한 권리 양보 축적의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