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자아를 자신의 핵심이자 본질로 여긴다.
‘진짜 나’라는 말은 흔하고, 그 말에는 어떤 중심이 존재할 것이라는 기대가 담겨 있다.
하지만 자아는 상황에 따라 쉽게 달라지고, 때로는 스스로조차 낯설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자아는 정말 발견해야 할 실체일까.
자아는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발달한 이성이 자기 자신을 분석하기 시작하면서 생긴 기능이다.
이성은 본래 외부 세계를 예측하고, 위험을 피하고,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해 작동해 왔다.
대상을 분석하고, 패턴을 찾고,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이다.
그 분석의 대상에 세계뿐 아니라 자기 자신이 포함되었을 때,
'나를 이해하는 나’라는 현상이 발생한다. 우리는 그것을 자아라고 부른다.
이 관점에서 자아는 고정된 본질이 아니다.
하나의 기능이기 때문에 환경과 맥락에 따라 작동 방식이 달라진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날에는 확신에 차 있고,
어떤 순간에는 자신이 텅 빈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기능이라는 말이 곧 공허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기능은 사용될 수 있고, 방향을 가질 수 있다.
자아는 찾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것인가를 묻는 도구에 가깝다.
어쩌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잘못 설정된 문제일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이 기능으로 무엇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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