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날마다 의식의 작업대 위에 선다.


그리고 날마다 의식의 작업대 위에

떠오르는 부유물을 통해 작업한다.


인간은 매일 자신이 경험한 것들을

의식의 작업대위에 던져놓고 주물럭 거리다가

망각이란 과정을 통해 심연 속으로 던져 넣고

다시 의식의 작업대로 회귀한다.

부유물이 사라진 텅 빈 작업대는 일종의 공백지다.


하지만, 매 순간 공백지의 무대 위에

또 다시 부유물이 등장한다.

그리고 다시 인간은 이 부유물을 만져보기 시작한다.


즉 망각과 회귀의 무한 반복인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달라지는 것이 있다.

이러한 망각과 회귀의 반복적 과정 속에서

작업자는 날마다 갱신되는 부유물의 

누적적이며 점진적인 변화를 통해 

자신이 심연과 재귀작용을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


즉 사유과정에서 날마다 건축되고 증발하며

재등장하는 부유물은

일종의 경험잔여물이자, 

자아의 잊혀진 정신활동에 대한

고고학적 탐구대상으로 기능하는 것이다.


이 부유물은 오래 전 잊혀진 듯한

망각물들의 유기적, 혼합적 결합체로 등장하기도 하고,

내용이 아닌 형식 또는 사유 과정 자체의 고도화라는

매커니즘적 혼합물로도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