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자세히 보게 된다고

세상이 아름다워지는 것도 아니고

세상을 바꿀 능력이 내게 주어지는 것도 아님


어떤 불변하고 절대적인

지고지순한 차원의 세계를 안다고 해서

내 삶이 구름위를 걷듯 초월적인 인생이 되지도 않음


파고 들면 파고들수록 끝은 없는데

자신의 무력함과 추악함만 더 자세히 알게되고

남에게 통하지도 않을 혼자만의 경험담만

커져갈 뿐.


와보니 폐허밖에 없는 이곳에

환상가지고 기어코 와보겠다는 사람들한테

병신인주제에 아는거 씨부리고 뭐되는듯 현혹해서

그사람들 인생에 티끌만큼이라도 재뿌리는거

당연히 못할짓이고


그나마 남들에게

반면교사로 삼을 인생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음


어쩌면 이런 비관적인 생각들도

정말 순수히 있는 그대로의 철학의 즐거움,

이 세계의 압도적이고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제대로 만끽해도 되는 여유있는 세상이 오면

충분히 틀렸다고 말할수있겠지.


굳이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보고 싶을까

사실 철학을 제대로 하게되는 이들은

그런 치기어린 지적호기심이나 야망 혹은,

진리에 대한 열정보다는

삶에서 내몰리고 내외적인 선택지가 그것밖에 없는

그런 사람들이 아닐까 싶음.


굳이 맛있고 행복하고 좋은 삶의 가치를 알기위해

머리아프고 고독하고 외로운 인생의 바닥을

살 필요는 없다고 본다.


코끼리를 생각하지마라고하면

가장먼저 코끼리가 떠오르듯이

그냥 결핍, 절망, 괴로움 등을 이기는법은

그것들을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감사, 행복, 사랑을 경험하고 누리는 것임.

물론 가능하면 이게 낫다는거지만,

당연히 신은 우리들에게 

그런 순탄한 인생만을 허락하지 않으셨지.


그래도 기왕 철학의 길로 들어섰다면

함정들을 잘피해서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하길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