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에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신 뒤에 곧 여의족(如意足)으로써 허공을 타고 가서, 바라루라(婆羅樓羅)라는 마을에 이르셨다. 

이때에 바라루라 마을에는 존자 바구(婆咎)라는 석씨 집안의 아들이 있었다. 낮이나 밤이나 자지 않고 부지런히 힘써 도를 닦으며 마음과 행동이 늘 고요해 도품(道品:37助道品)의 법에 머물러 있었다. 

존자 석씨 가문의 아들은 멀리서 부처님이 오시는 것을 보고는 가서 맞이하여 부처님의 가사와 발우를 받들고 부처님을 위해 자리를 펴고 물을 길어다 발을 씻어 드렸다. 부처님께서 발을 씻으신 뒤에 존자 석씨 가문의 아들인 바구의 자리에 앉으신 다음에 말씀하셨다.

“바구 비구야, 너는 늘 안온하며 부족한 것은 없느냐?”


존자 바구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늘 안온하며 부족한 것도 없습니다.”


세존께서 다시 물으셨다.

“바구 비구야, 어떻게 안온하며 또한 부족한 것도 없느냐?”


존자 바구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낮이나 밤이나

자지 않고 부지런히 힘써 도를 행하며, 마음과 행동이 늘 고요해 도품의 법에 머물러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렇게 저는 항상 안온하며 부족한 것도 없습니다.”


세존께서 다시 생각하셨다.

‘이 족성자는 안락하게 유행(遊行)하는구나. 나는 이제 그를 위하여 설법하리라.’

이렇게 생각하신 뒤에 곧 존자 바구를 위해 설법하셔서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셨다. 한량없는 방편으로써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신 뒤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호사림(護寺林)으로 가셨다. 호사림에 들어가 어떤 나무 밑에 이르러 니사단(尼師檀)을 펴고 가부를 맺고 앉으셨다.

세존께서 다시 생각하셨다.

‘나는 이미 저 구사미(拘舍彌)의 모든 비구들에게서 벗어나게 되었다. 저들은 자주 서로 싸우고 서로 헐뜯으며, 서로 미워하고 서로 성내어 언쟁을 벌인다. 나는 저쪽 구사미의 비구들이 사는 곳은 생각하기조차 싫다.’


마침 그때에 어떤 큰 코끼리 한 마리가 있었는데, 코끼리들의 왕이 되었다. 그 코끼리는 코끼리 떼를 떠나 혼자 노닐다가 그 또한 호사림으로 왔다. 호사림에 들어와 현사라(賢娑羅)나무 밑에 이르러 그 나무에 기대섰다. 그때에 큰 코끼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미 저 많은 코끼리떼의 암코끼리ㆍ수코끼리ㆍ크고 작은 코끼리 새끼들에게서 벗어나게 되었다. 저 숱한 코끼리 떼들은 늘 앞서가려고 하여, 그 때문에 풀이 짓밟히고 물도 흐려졌다. 나는 그때에는 저 짓밟힌 풀을 먹고 흐린 물을 마셨었다. 그런데 이제는 새로 돋아난 풀을 먹고 맑은 물을 마시게 되었다.’


이에 세존께서는 남의 마음을 아는 지혜로써 저 큰 코끼리가 마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아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한 큰 코끼리도 보통 코끼리들처럼

몸을 이루고 어금니를 갖추었다.

마음을 대중들 마음과 같이 하면서

혼자서 숲에 살며 즐기는 것 같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