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글에서 이어지는 내용이다.
철학갤럼들이 좋은 의견들을 많이 달아줘서 참 좋았다
다만, 내가 글을 좀 난잡하게 쓴 것도 좀 있고 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거나 하는 경우도 있길래 이참에 추가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거기에 더해서 한 갤럼이 장문으로 의문점 달아 준 것도 있으니 이참에 한꺼번에 답변하려고
DTV (Dynamic Threshold Voting, 동적 임계치 투표) 의 골자를 좀 더 간결하게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유권자는 '투표' 와 '임계치 기입' 을 동시에 해서 낸다.
2. 모든 유권자가 기입한 임계치를 평균내서 해당 투표의 '기준 임계치' 를 정한다.
3. '투표' 의 결과로 얻은 득표율이 '기준 임계치' 를 초과할 경우에만 당선인의 자격이 생긴다.
4. 당선인 자격을 달성한 사람이 여럿이라면 득표율이 높은 사람이 이긴다.
5. 당선인 자격을 달성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투표 자체가 부결된다.
6. 부결 시 사전에 설정한 시나리오대로 이행하고, 투표를 나중에 다시 실시한다. (다음 투표 전까지 국무총리 권한대행 등...)
더 간단하게 줄여 보면, "누구 뽑을지, 지지율이 얼마여야 당선인으로 인정할지를 같이 써서 내라" 라고 쓸 수 있겠다.
여기서 내가 '투표' 랑 '임계치 기입' 을 제대로 분리하지 않고 설명하는 바람에 혼란이 온 갤럼이 꽤 있는 듯했다.
DTV 체계 하에서도 '투표' 자체만 놓고 보면 내가 투표한 후보가 당선되지 않을 시 사표가 되는 게 맞다.
하지만 '임계치 기입' 도 같이 써서 내기에, DTV라는 선거 시스템 전체를 놓고 보면 사표가 구조적으로 발생할 수 없는 거다.
아무튼 이 정도로 추가설명은 마친다. 왜 DTV가 필요하다 생각하는지, 예상되는 장점이 무엇인지는 원글에 있다.
그러면 이제 한 갤럼이 질문한 것에 답변하는 세션으로 넘어가보자.
첫 번째 문제제기다.
“승인 기준을 권리처럼 부여해놓고 실제론 평균치를 내는 재료로만 쓰는 게 권리를 보존하는 게 맞느냐?"
내가 볼 땐 이건 상술했듯 DTV는 '투표' 와 '임계치 기입' 을 동시에 해서 내는 체계라는 걸 잘못 이해한 데서 온 반박 같다.
여전히 '투표' 는 이루어지므로 어느 후보를 지지할지에 대한 권리 자체는 완벽하게 보존되니까.
'임계치 기입' 이 평균이 내지니까 내가 적은 임계치에 대한 권리가 보존되지 않는다는 건 범주가 잘못된 거지
임계치는 애초부터 '유권자들이 생각하는 지도자의 자격' 을 산출해내기 위한 데이터일 뿐이니까
내가 적어낸 임계치가 '기준 임계치'를 설정하는 데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내 표의 가치가 남과 동일하게 유지되는 거고
'적어낸 수치가 얼마만큼 기준 임계치를 흔들었는가' 는 고려 대상이 아님. 애초에 '영향을 주었다' 자체가 중요한 거니까.
두 번째 문제제기다.
"비밀투표와 충돌할 여지가 큼. 임계치 정보가 공개되는 순간, 그건 단순한 의견 수집이 아니라 충성도 분포표로 읽힐 가능성이 높음."
이건 좀 이상하다 생각하는 게, 이 논리대로라면 지역별 득표율 공개도 하면 안 되는 거 아니냐? 충성도 분포표라는 점에서.
비밀투표가 중요한 이유는 투표자의 익명이 유지되지 않으면 여러가지 사회적 압박을 이용해 투표를 강제한다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DTV는 이 비밀투표의 기준을 엄수한다. 투표자의 신상정보와 던진 표, 기입한 임계치는 완전히 분리되어 있거든
개인정보와 데이터가 매칭되지 않기만 하면 비밀투표의 요건을 충족한다 이거야. 좀 엇나간 반박 같다고 생각함.
세 번째 문제제기다.
"후보 거부권을 강화하는 제도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선출되지 않은 대행 권력을 장기화시킬 위험이 있음."
'당선인 자격을 누구도 충족하지 못했을 경우 투표는 부결되고 사전 시나리오를 이행한다' 는 지점에 대한 클레임이다.
내가 예시로 든 '부결 시 6개월간 국무총리 권한 대행' 을 좀 부정적인 극단 시나리오까지 굴려본 모양이라 생각함
그런데 이건 DTV의 D가 Dynamic, 즉 동적이라는 점을 너무 무시한 채 반박한 게 아닌가 싶다
DTV 하에서 투표의 부결은 거는 '뽑을 새끼가 없다' 뿐만이 아니라 '이 새끼들 중에서 뽑느니 부결 후 시나리오가 낫다' 라는 이야기이기도 하거든
그러니까 부결이 계속 반복된다? 권한 대행 체제의 거지같음이 후보자를 뽑았을 때 예상되는 거지같음보다 낮은 채 유지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국민의 의견이 '이런 새끼들 뽑을 바에는 국무총리 대행 쓰고 말지' 라는 거라고, 해당 시나리오대로라면.
만약 국민들이 권한 대행 체제가 더 거지같다고 판단한다? 자연스럽게 임계치가 내려가서 누구라도 뽑히게 될 거다. 그러라고 만든 체계고.
마지막 네 번째 문제제기다.
“내가 원하지 않는 통치자를 막는 대신, 통치 정당성의 연결고리 자체를 끊을 위험이 존재함."
난 이거 아주 비판적으로 본다. 통치 정당성은 유권자의, 유권자에 의한, 유권자를 위한 무언가여야 하는 거 아니냐?
유권자들의 총의가 '느그들 중 누구도 통치할 자격이 없다, 차라리 권한대행을 시키고 말지' 라면 이걸 왜 막아야 하나?
홉스처럼 '거지같아도 누군가는 통치해야만 한다' 라는 입장인가 본데, 난 그거 자체가 가스라이팅이라고 본다.
썩은 고기를 먹느니 차라리 한 끼 더 굶고 만다라는 선택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거지 왜 꾸역꾸역 먹어야 됨?
통치자는 충분한 인정을 받아야 한다. 인정은 개뿔도 받지 못했음에도 통치권이 주어진다면 그게 더 문제 아닐까?
이상으로 추가 설명과 답변을 마친다.
예상한 대로 영양가 있는 이야기들이 오고 가는 걸 보니 글 올릴 갤러리 잘 고른 거 같다.
추가적으로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계속 이야기해보자. 더 좋은 방향으로, 더 자세히 나아갈 수 있을 테니까.
ai 성능좋노
99%는 내가 적는다 게이야
믿건 말건 자유긴 함
완전한 사표를 만들지 않는 방식인 건 맞지만, 평균에서 더 많이 벗어난 표가 그러하지 않은 표보다 임계치를 정하는 데에 있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따라서 모든 개인이 동등한 표권을 지니고 있지 않는다. 개인이 최대의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0% 혹은 100%같은 극단값을 적어야 한다. 이런 생각은 어떰?
모든 개인이 동등한 표권을 지니고 있지 않다는 게 아니라, 평균에 근접하게 투표한 사람과 평균에 벗어나게 투표한 사람의 영향력이 다르므로 그 둘은 동등한 표가 아니라는 말이었음
@anzac_9425 글에도 적었듯이 '영향을 주었다' 가 중요한 거지 '영향을 얼마만큼 주었다' 가 중요한 게 아님. 네 말대로라면 '모두의 임계치가 모두 동일한 만큼 임계치에 영향을 주어야만 평등한 투표' 라는 건데 이건 전부 다 숫자를 하나로 통일해서 써 내야 가능함.
@Edwill 한 개인이 어떤 후보가 당선되게 하기 위해서는 해당 후보만 0%, 나머지는 100%를 기입할 것임. 그렇다면 그 사람의 의견이 평균치에 근접한 사람보다 더 크게 반영될 것임. 따라서 대부분의 개인은 자신의 의견이 크게 반영되게 하기 위해 0% 혹은 100%만을 택할 것임. 이러하더라도 일단 '모든 개인의 의견이 반영되었다' 자체를 먼저 생각하는거임?
@anzac_9425 내가 핸드폰으로 쓰다보니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의미전달이 살짝 뭔가 어색한 부분이 보이긴 하는데, 그 점은 미안함
@anzac_9425 임계치를 후보마다 따로 써 내는 거라고 착각했구나 너
@Edwill 아 그런거였음? 내가 잘못읽은듯 ㅈㅅ 그렇다면 '투표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 말고는 꽤 괜찮은 방식인듯. 오해해서 미안함.
@anzac_9425 그럴 수도 있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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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사람들만 있다면 기존 투표랑 다를 게 없지만, 단 한 명이라도 극단값이 아닌 임계치를 적는다면 상황이 아예 달라짐 그리고 세상에 극단적인 사람만 있다면 애초에 사회가 제대로 유지되질 않고 있겠지? 원글에서 좀 더 자세히 적어놓긴 했으니 궁금하면 ㄱㄱ
둘 중 누가 돼도 상관 없는 사람이나 이 제도를 지키지 둘 중 조금이라도 더 선호하는 사람이 있으면 51:49라도 51인 사람이 선출되기를 원한다는거임. 게임이론적인 논리로 인간은 선출에 가장 유리한 값을 입력하는게 자연스럽다 보는데. 님 방식이 성립하려면 선출 자체가 이분법적이면 안 되지 않을까. 두 후보가 모두 선출되고 님이 상기한 방식대로 권한을 배분하는건 어떰. - dc App
@킽스 A, B 둘 다 지지하지 않으면서 임계치를 적어내는 사람들이 있는 이상 그에 따른 영향도 고려하게 될 수밖에 없음. DTV 하에서는 중도층 설득이 중요해진다고 원글에 적어놨는데 그 이유가 이거임.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중도층이라도 임계치를 건드릴 수 있으니까 무시할 수 없지 그리고 둘 다 뽑는다는 건 지도자 선출이라는 점에서 재앙과도 같을 걸, 둘의 정책이 정면충돌할 경우는 어쩔 건데?
@킽스 '운전하고 싶은 사람이 두 명이니까 평화롭게 지지율만큼 핸들을 쪼개서 나누어 가지렴' 이라고 하면 그냥 미친 짓이겠지
@킽스 어떤 정책을 결정할 때는 결국 하나의 의견으로 일치를 봐야 할 텐데? 내가 볼 땐 그냥 미봉책 같음
@킽스 흠 근데 설정된 임계치를 넘은 후보자가 두 명 이상이라면 그들 모두가 국민한테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기도 하지 임계치 넘은 후보자들은 전부 당선된 걸로 쳐서 과두정을 구성하게 하는 것도 아예 틀린 선택이라고는 볼 수 없을지도?
이해를 못한게 아님. 합의 이전과 이후의 문제고, 결과와 승인의 분리를 말하고 있는 거임. 임계치를 조정한다는 행위 자체가 누군가의 판단은 무효화하고 누군가의 판단은 채택될 수 있게 만든 다는 점에서 이미 같은 가치를 지니고 있지 못함.
예를들어 누군가는 90프로의 자격을 가져야만 선출될 수 있을거라는 판단을 할 거고, 누군가는 40프로만 넘어도 된다고 생각할거임. 그렇다면 평균치인 65퍼센트의 임계치가 형성될텐데 90프로의 정당성을 주장한 이의 표가 결과단계가 아니라 판단단계에서부터 부정당한 셈이 되버린다는 거.
그리고 통치연결 문제는 진짜 쉽게 볼 게 아님. 이건 어떤 정당성의 문제가 아니라 리스크의 문제임. 민주주의라는 저리스크 상품을 고른 의미 자체가 퇴색되버린다는 얘기.
@가짜몽상가 님이 제시한 아이디어가 큰 가치를 가진 만큼 엄격한 문제점검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함. 회피해서는 안됨.
@가짜몽상가 1. 임계치를 평균내는 게 판단을 부정당한다는 거라 생각하는 게 이해가 안 감. 그렇게 따지면 이 세상 모든 협상은 판단의 부정인데? 서로 의견이 다르니까 적당한 중간 지점에서 합의하자는 거를 왜 그렇게까지 반대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네 2. 통치연결을 왜 쉽게 볼 게 아닌 거지? 말했듯이 결국 통치할 권리는 유권자들한테서 오는 거잖아. 유권자들의 인정을 못 받으면 통치할 자격이 없어야 맞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