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먹고 있었어.
당장 다음주가 시험인데 술을 먹고 있었어...

지잡대 컴공에 입학하고
학점은 3.4에
군대는 다녀왔는데 군대가기 전과 다를 바 하나 없는 인생이 착잡했어.
자격증 하나 없고
외모도 못나 여자 손 한번 못잡아보고
성격도 모난데가 많아 친구도 없이
방 한켠에서 혼자 방문닫고 술을 마시고 있는 내 모습이 너무 초라한데
그걸 누군가 본다는게 너무 수치스러웠어.
방어기제였어. 그래서 엄마가 문을 열자마자 차가운 목소리로 무슨 볼일 이길래 감히 내 방문을 열었냐는 목소리로 왜? 그랬어.
미안했어.
엄마한테 그러면 안되는 거였어.

감기몸살이 걸려도, 내가 암만 몹쓸짓을 해도
그저 나 하나 잘되라고 일하고 밥해주는 엄마한테 그러면 안되는거야.

근데 그런 내가 참을 수 없이 초라해서
거울 속 나는 죽어버리고 싶을만큼 미운데
그걸 남이 보는게 싫었어.
그래서 벽을 세우고 싶었나봐.


엄마 미안해.
25살에 내 밥벌이도 못하고 살아서 미안해.
공부도 못하면서 대학 가겠다고 해서 미안해.
대학와서도 정신 못차리고 포기하려고 해서 미안해.
고맙기보다 내 초라함이 미안해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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