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민갑의 수요뮤직] 오열, 노래의 향기로 삶을 지키다

싱어송라이터 오열의 새 음반 [한강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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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

발행2021-12-22 13:07:28 수정2021-12-22 13:07:28
22124310_111.jpg싱어송라이터 오열ⓒ오열 페이스북 페이지

이 음반을 들은 사람들은 오열의 이름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오열의 이전 음반을 찾아 듣게 될 것이고, 오열의 콘서트 소식을 기다리게 될 것이다. TV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00호 가수로서가 아니라, 한 사람의 싱어송라이터로서 오열의 음악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그럴 만한 음반이다. 그것이 당연해지는 음반이다. 2018년에 발표한 음반 [단잠]에 이어, 두 번째로 내놓은 오열의 새 음반 [한강열차]는 오열이 자신의 언어와 방식을 계속 다듬고 벼렸음을 보여주는 작품집이다. 전작에서 선보였던 오열의 태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열은 새 음반에서도 뮤지션이나 예술가의 남다른 아우라를 풍기며 노래하지 않는다. 그의 노래에는 격한 절망이 없고, 욕망의 분출이 없으며, 뜨거운 분노도 없다. 그렇다고 그의 노래가 무색무취하거나 심심하지는 않다.

다만 그의 노래에서는 여전히 생활의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다. 평범한 생활인의 시각을 유지하며 노래하는 덕분에 오열의 노래는 좀처럼 남의 노래 같지 않다. 오열의 노래는 언젠가 내 마음 속에 써둔 일기 같고,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노래 속에서 한강을 보며 꿈을 키울 때나 청계천을 걸으며 “네가 떠오르지 않은 곳이 없어”라고 고백할 때, 오열의 노래는 세상 어떤 노래보다 진솔하고 담백하다. ‘뱃속의 항해’나 ‘Autobiography’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만큼 오열의 노래는 보편적이고 소박하다. 멋을 부리지 않는 오열의 보컬도 음악의 차이와 개성을 함께 구축한다. 특정 공간을 명시한 노랫말은 노래의 서사를 더 살아있게 한다.

22124355_222.jpg싱어송라이터 오열의 새 음반 '한강열차'ⓒ비스킷사운드

그런데 이번 음반에서는 오열이 지나왔을 시간의 흐름과 변화가 감지된다. “나는 늘어가네/꿈이 늘어나네”라고 노래하고, “나이가 들고 한참을 커도/나의 속살은/겉으로만 변해만 갔구나”라고 이야기 할 때, 오열의 음악은 젊음을 대변하면서도 나이 들어가는 이들의 공감을 끌어낸다. “모든 이름 속에는/많은 일들이 쌓여/어느새 각자의/책이 쓰여져가네”라는 노랫말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창작자가 자신의 삶을 이야기 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자신의 삶을 가감 없이 들여다보고 의미를 찾으려 노력해 쓴 작품을 만나면, 우리는 공감하게 될 뿐 아니라 반추하게 된다. 사람들 사이의 차이만이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실체의 전부가 아니다. 허세와 과장이 없는 오열의 음악은 한 사람의 일면을 투명하게 드러냄으로써 음악을 듣는 이들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한다.

그리고 오열은 노랫말과 목소리만으로 음반의 마침표를 찍지 않았다. 네 곡의 노래만 담은 짧은 음반이지만 오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