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말로 정치병이 심각하시다
미안하지만 얘기가 좀 길다...


우리 아버지는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이 많으시고 적극적인 편이다
그래서 자연스레 정치에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계신다

난 내 아버지로, 또 인간대 인간으로 그런 부분은 존중한다
사람마다 관심 가지는 부분이 다 다르기 마련이니까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러한 관심이 선을 넘기 시작했다

내가 인터넷에서 본것 중에 특히 기억에 남는 것중 하나가
국가에서 보호하던 돌고래를 바다에 방류했더니 댓글창에 아무 상관 없는 문제인 욕이 달려있던 기사인데
정신 차리고 보니 내 아버지 입에서 나오는 거의 모든 농담이나 잡담이 다 그런 느낌으로 변해있더라

알다시피 정치라는게 일상적으로 계속 대화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주제인게 사실이지 않냐
그런데 그런 주제의 얘기가 거의 매 식사마다, 3~40분은 족히 넘게 나오다보니 이제는 나도 어머니도 지쳐서 아버지 얘기에는 대꾸를 잘 안하는 상황까지 와버렸다

식사 시간만 되면 여러가지 부정적인 감정들에 휩싸이곤 한다

자식이 돼서 아버지 얘기에 대꾸를 안하니 죄악감이 느껴지고
그런 이유에 죄악감을 느끼다보니 분노를 느끼고
어머니 눈치를 살피며 언제 아버지가 입을 여시나 편집증에 가까운 압박감을 느낀다

매 식사가 가시방석이다

솔직히 참다 참다 화도 많이 냈고 그런 자신을 자책해가며 다 내려놓고 설득하려고 노력도 정말 많이 했다

나는 아버지를 존중한다, 실제로 정치에 대한 주제로 얘기하게 되면 나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참여하지 않느냐, 다만 현재 대화 주제에 맞는 얘기를 해주실 수 없느냐는 거다, 아버지 눈에도 나랑 어머니가 점점 불편해하는게 보이지 않으시냐


무슨 말을 아무리해도 소용이 없다
그래도 나같은 사람이 있어야 사회가 움직이는 거다, 네가 정치에 너무 관심이 없는 거다, 그냥 편히 들어라 따위의 내가 아니라 네가 문제라는 식의 답변만 돌아온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
지금 내가 진짜 무서운건 이딴 병신같은 이유로 언젠가 내 아버지라는 사람을 진짜로 미워하게 될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