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30대 하는 일마다 힘들고 막히고 자빠져서

문득 내가 지은 죄가 많은가 보다 생각 들더라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부처님 오신날에 혼자 조용한 절 가서 부처님한테 죄송하다고 계속 빌고 왔다

살면서 다퉜던 사람, 실수했던 사람, 싫었던 사람, 나를 싫어했던 사람, 내가 상처 줬을 사람, 내가 건방지게 무시하고 버릇없게 굴었던 사람 최대한 기억해 내면서 다 미안하다고 빌었다

다 하고 내려오니까 마음 속 어딘가 후련하더라. 찝찝하고 창피했던 과거 기억들에 집착이 심한 성격인데 조금은 놓게 되고 마음 한 켠 어딘가 변화가 온거 같다

꼬라지가 맘에 안들면 곱씹으면서 불평하고 따지는 버릇 있는데

이젠 밉지가 않다.. 그 사람 입장이었으면 그랬을 수 있겠구나, 나도 잘한거 없구나

그렇다고 지금의 막막한 상황이 바뀐건 하나도 없어.

근데 어찌되건 간에 남은 내 인생 더 마주치게 될 사람들에게 조금 더 겸손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겠고 이제 좀 어른다워져야겠다 생각 든다

종교가 없던 내가 이걸 계기로 불교신자가 되는걸지는 나도 모르겠는데, 하여튼 그 기도 한번 하고 왔다고 사람이 180도 변하지 않을걸 알기에 조금이라도 이 마음이 흐트러질 징조가 보이면 자각하고 부처님 뵈러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