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고등학교 1학년 학생입니다. 제 친구를 A라고 하겠습니다. A는 저와 초, 중, 고등학교를 함께 다니는 6년지기 친구입니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A와 반이 갈라졌습니다. 그래서 A가 제 반에 자주 찾아오면서 자연스럽게 제 반 친구들과 무리가 형성되었습니다.
그런데 친구라고 해서 언제나 사이가 좋을 수만은 없는 법인지, 5월 말에 A와 크게 한 번 싸웠습니다. 우리는 서로 속상했던 점을 이야기하고 사과하며 화해했지요. 그런데 A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서 저는 기다려주었습니다. 문제는 그때부터 시작이었습니다. 화해한 날은 수요일이었고, 그다음 주 월요일에 제가 싸우기 전에 미리 사 두었던 선물을 주러 갔더니, A의 반응은 엄청 차가웠습니다. 그래서 ‘아직 시간이 필요한가 보다’ 싶어 따로 다니고 말을 걸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6월에 체험학습이 있었습니다. 체험학습을 가기 일주일 전쯤, A와 고등학교에서 친해진 B라는 친구가 갑자기 말도 안 하던 저에게 다가와서 “너 체험학습 때 같이 다닐 무리는 정했어?”라고 물었습니다. 저는 “너희랑 같이 다니지 않을까?”라고 답했지요. 그러자 B의 표정이 굳으면서 “안 불편하겠어?”라고 다시 묻더군요. 그래서 저는 “나는 안 불편해. 왜? A가 불편하대?”라고 했고, B는 “당연히 불편하겠지”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은 사실상 ‘눈치 보고 빠져라’라는 뜻 같았습니다. 결국 저는 다른 친구들과 무리를 지어 다니기로 했습니다.
저희 체험학습은 2일 동안 의령과 경주월드를 다녀오는 것이었습니다. 의령을 가는 버스는 반을 섞어서 탔는데, 원래 저랑 같이 앉기로 했던 B가 아무 말도 없이 A와 같이 앉았습니다. 그 때문에 짝이 맞아떨어진 상황에서 저 혼자 따로 앉아야 했습니다. 그때부터 A는 저를 무시하기 시작했습니다. 무시할 거면 차라리 완전히 무시를 하면 좋으련만, 제가 쳐다보면 모른 척했고, 또 제가 있는 걸 알면서도 제 옆 친구들에게만 의도적으로 말을 걸며 저를 고립시키려는 행동을 했습니다. 심지어 제 옆에 있는데도 제 친구들에게만 “이리 와, 같이 가자”라고 부르더군요.
그 후로도 A는 학교에서 마주치면 제 옆에 있는 친구들에게만 가식적으로 “안녕~” 하며 인사하고, 저를 보면서는 인상을 쓰며 지나갔습니다. 제가 있는 공간을 피하지도 않고, 대놓고 티를 내면서 제 친구들을 빼앗아가는 듯한 행동에 저는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6년지기 친구라 믿고 지냈고 제 버팀목 같았는데, ‘내가 사람 보는 눈이 없었나’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A가 점점 역겨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저한테는 그렇게 하면서도 학생회 활동을 하며 선생님들께 좋은 평판을 얻는 모습이 이중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사실 예전부터 A가 자기 마음에 안 들면 사람을 무시하는 모습을 봐왔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그냥 ‘쟤가 뭘 잘못했나 보다’ 싶었는데, 직접 당해보니 알겠더군요. ‘그냥 A라는 사람이 원래 그런 사람이구나’라는 걸요.
그래서 저는 인스타 계정과 카톡을 차단했습니다. A와 접점을 아예 만들고 싶지 않았고, A와 같이 어울리는 아이들에게도 차갑게 대했습니다. 그런데 9월 중순쯤, A에게서 메시지가 왔습니다. “나는 널 6년 동안 봐와서 그런지 밉지가 않아. 학생회 활동하면서 자주 마주칠 텐데, 그럴 때마다 네가 나쁜 기억보다는 좋은 기억을 떠올렸으면 좋겠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메시지를 보자마자 숨이 막히고 미칠 것 같았습니다. ‘나한테 왜 저러지? 뭐가 문제지?’ 싶었는데, 알고 보니 A가 자기 스토리에 “언제나 좋은 사람이 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욱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다정한 사람이 되려 노력 중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더군요. 시간을 보니 저에게 메시지를 보낸 직후였습니다. 저는 ‘자기합리화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하고 싶은 말들이 목까지 차올랐지만, 굳이 에너지 낭비를 하고 싶지 않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제 삶에서 벗어난 사람이었으니까요.
그리고 며칠 뒤, 아마 금요일쯤이었을 겁니다. 학교 화장실에서 A를 마주쳤습니다. 제가 볼일을 보고 나오니 A가 거울을 보고 있었는데, 저를 보자마자 웃었습니다. 저는 무시하고 손을 씻는데, A가 “요즘 힘든 일 없어?”라고 묻더군요. 그 순간 숨이 막히고 역겨워 욕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학교이기도 하고 A의 인성을 이미 잘 알기에 아무 말 없이 나왔습니다.
그 이후로도 A는 저를 보면 웃습니다. 자기가 저에게 그런 행동을 해서 상처를 주었으면서 이제 와서 불과 4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다시 말을 거는 게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요.
사는 게 참… 인간관계 하나로 이렇게 힘들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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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풀리는 타이밍이 좀 많이 안맞았던 거 같은데 그 친구 참 쉽지 않네. 걔가 진정으로 화해하고싶어서 그러는거고 너도 마음 있으면 대화로 풀어. 너 글만보면 걔가 ㄱㅅㄲ이긴 한데 서로 오해한게 있을 수도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