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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수천 년 동안 인간 사회를 형성해 왔지만, 그 기원과 메커니즘은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있음. 주요 연구 흐름은 민족성, 종교, 언어 및 기타 문화적 표식이 집단 정체성을 강화하고 집단 내 협력과 외부자에 대한 적대감을 유발한다고 주장함


그러나 이러한 문화적 표식 가설은 반란이나 내전에서처럼 이전에 결속력이 강했던 공동체 내에서 집단 정체성이 어떻게 재구성되어 적대감을 생성하는지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음. 이 상황에서 우리와 가장 가까운 두 친척 중 하나인 침팬지(Pan troglodytes)를 관찰하는 것은 새로운 시각을 선사해줌


과학자들은 1995년부터 응고고(Ngogo) 침팬지 집단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주변에 누가 있었는지, 얼마나 가까이 있었는지, 서로 털 고르기를 해주는 시간을 가졌는지 등을 체계적으로 기록하여 침팬지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분석했음. 이번 연구는 10년간의 GPS 추적 데이터, 30년간의 인구 통계 데이터, 그리고 24년간의 상세한 현장 관찰 자료를 기반으로 함


그 결과 응고고 침팬지는 서로 겹치는 두 개의 사회적 집단이 존재하며, 이 집단들은 해마다 위치가 바뀌다가 결국 분열된 양상을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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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 키발레 국립공원의 침팬지 무리)


분열 이전 시대(1998년~2014년)의 집단 결속력


우간다 키발레 국립공원에 서식하는 응고고 침팬지 집단은 한때 200마리 이상이 모여 살던, 지금껏 인간이 관찰해온 침팬지 집단 중 가장 큰 규모이며 따라서 많은 연구가 이뤄진 침팬지 집단이기도 함


다른 지역의 침팬지들과 마찬가지로, 이들은 높은 분열-융합 역학을 보여주며(서로 상호작용을 통해 작은 그룹, 큰 그룹을 오가면서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행위) 암컷은 일반적으로 청소년기에 다른 무리로 흩어지지만 수컷은 평생 동안 자신의 집단에 머물러 선형적인 지배 계층을 형성하고 함께 사냥하고 영역 순찰에서 협력하는 등 전형적인 침팬지 사회를 보여줌


큰 규모라는 특성상 집단은 크게 '중앙군'과 '서부군'으로 나뉘어 있었지만, 자유롭게 어울리고 집단 간 짝짓기도 활발히 이뤄졌음. 이를 테면 2004년부터 2014년까지 이뤄진 유전자 샘플링에서는 새끼의 44%가 서로 다른 집단에 속한 수컷과 암컷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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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로 인한 영구적인 분열 (2015년~2018년)


집단 분열을 시사하는 첫 번째 행동 관찰은 2015년 6월 24일에 일어남. 서부군과 중부군의 침팬지들이 각자의 영역 중심부 부근에서 서로 접근했을 때 전형적인 분열-융합 방식대로 재결합하는 대신 서부군 침팬지들은 도망쳤고, 중부군 침팬지들은 그들을 추격하는 행동을 보였고 이후 6주 동안 두 집단은 서로를 피했는데, 이처럼 장기간의 회피 행동은 이전에는 관찰된 적이 없었음


양극화가 심화됨에 따라 공격성도 격화됨. 2016년 서부군 수컷들은 중부군 방향을 향해 처음으로 영역 순찰을 시작했는데 최초 순찰 시에는 중부군 수컷 두 마리가 동행했으나 이후로는 같은 서부군 구성원들만 포함되었음. 2017년부터는 중부군 수컷들이 서부군을 향해 처음으로 순찰을 시작했고, 이들 사이의 공격적인 상호작용이 격화됨


2017년의 한 충돌에서 서부 침팬지들은 중부군 우두머리 수컷을 집단으로 공격하여 심각한 부상을 입혔으며 그 후 몇 달간 서부와 중부 침팬지 모두의 순찰 횟수가 증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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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 이후의 치명적인 공격 (2018년~2024년)


집단 분열 이후 2018년, 서부군 침팬지들은 일련의 집단 공격을 통해 중부군 침팬지들을 다수 살해하기 시작함. 관찰된 모든 공격은 서부군이 중부군의 영역으로 순찰을 나간 후에 발생함


성체 수컷을 대상으로 한 7건(6건 관찰, 1건 추정)의 살해 공격이 기록되었으며 2021년부터 살해 행위가 새끼에게까지 확대되었는데, 14건의 영아 살해(암컷 6건, 수컷 6건, 성별 불명 2건)를 관찰했고 서부군 수컷이 중부군의 새끼를 살해한 사례가 3건 더 있는 것으로 추정함. 2021년에서 2024년 사이에도 중부군 아성체 및 성체 수컷 14마리가 추가로 사망했음


이 시기 서부군 침팬지 개체 수는 76마리에서 108마리로 증가한 반면, 중부 침팬지 개체 수는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음. 연구는 2024년까지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지만 센델 박사에 따르면 이후인 2025년과 2026년에도 추가 공격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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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촬영된 응고고의 중부군 수컷 침팬지 모톤(왼쪽)과 서부군 수컷 침팬지 개리슨(오른쪽). 몇 년 후 이 둘은 적이 되었다)


응고고 침팬지들 사이의 내전은 왜 일어났을까?


연구진은 공동체 분열의 원인으로 여러 요인을 제시함 응고고 침팬지 집단이 가지고 있던 고질적인 문제인 비정상적으로 커진 집단 규모로 인한 유대감 약화 및 번식 경쟁 심화, 2014년 원로 역할을 하던 수컷 5마리와 암컷 1마리의 죽음으로 인한 갈등 조율 개체의 부재, 2015년 일어난 우두머리 수컷 교체로 인한 파란, 2017년 약 25마리의 개체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호흡기 전염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임


제임스 브룩스 박사는 특히 집단 규모를 주요 요인으로 지목하며 자원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집단이 지나치게 커지면 결속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고 설명함


유전자 데이터에 따르면 침팬지 공동체는 대략 500년마다 한 번씩 분열됨. 침팬지 집단이 인간과 같은 문화적 특징 없이도 양극화되고 분열하며 치명적인 공격성을 보일 수 있다면 관계 역학이 인간 갈등의 원인으로서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하며, 인간 집단 폭력에 대한 기존 모델을 재평가할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논문은 마무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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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 이전에도 1974년과 1978년 사이 탄자니아 키고마주의 두 침팬지 무리 사이에서 있었던 곰베 침팬지 전쟁이 제인 구달 박사에 의해 연구된 적 있었는데, 이는 리키라는 수컷이 사망하고 두 리더 카사켈라(Kasakela)와 카하마(Kahama)로 무리가 분열되어 일어난 전쟁이었음. 본문의 응고고 사례와 어느 정도 유사한 형상을 보이기에 흥미로움


또한 두 연구 모두 침팬지의 아종 중 하나인 동부침팬지의 사회를 다룬 연구로, 동부침팬지는 다른 침팬지 아종들보다 무리 규모도 훨씬 크고 영역 의식이 강하며 (특히 서부침팬지에 비해서) 엄격한 가부장적 위계 질서를 가지고 있는 특징이 있기에 개인적인 사견으로는 타 침팬지 아종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행동 양상을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듦


원시 인류의 모습을 언뜻 보여주는 듯한 침팬지들의 사회, 섬뜩하면서도 흥미롭다



논문 링크: https://doi.org/10.1126/science.adz4944


이전에 작성한 응고고 침팬지 관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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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singlebungle1472&no=1944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