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적이고 신체적인 사랑을 믿지는 않느냐는 말을 들었다. 감각이나 정동으로서의 불완전한 사랑… 그러니까 본질적으로 사랑이란 불확실한 것이니까 그걸 인정하라는 걸까? 성욕과 사랑의 교집합… 하지만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건 너무 두렵다. 완벽한 지고의 가치가 아니라면 불안하다. 그렇지만 순간의 감각이 소중한 것도 사실이다.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던 말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 일어났고 일어나고 일어날 사건이 전부이다. 보이지 않는 걸 추측하지 않는다. 아니, 거짓말이다. 나는 너무 많은 걸 추측한다. 사실 나는 나의 직관을 너무 잘 믿는다. 내 추측이 들어맞았을 것이라 확신하곤 한다. 네가 나를 불편해하고 있으리라 확신한다. 네가 나를 혐오하게 됐으리라 확신한다. 내가 보편적인 인간들 사이에 섞일 수 없다고 확신한다. 내 열등함을 확신한다. 어느 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데 확신해버리는 것이 나의 명백한 죄이며 혐오받는 이유이다. 확신은 언제나 나를 무너뜨리는 쪽으로 일어난다.
아니, 그것도 아니다. 나는 그저 스스로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당신들을 미워하는 게 두려우니까 나는 대신 나를 미워하는 것이다.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당신들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게 무서우니까 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거다. 네가 불편한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불안하니까 네가 불편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것이다. 불안한 게 불안하니까 나는 확실한 것을 찾는다. 추측하고 있는 상태가 너무 괴로우니까 추측하지 않으려는 거다. 사랑받을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이기 싫으니까 사랑은 없다고 못박는 거다. 마치 엄숙한 철학자라도 된 양 그것이 진리라도 되는 것처럼 반박의 여지란 전혀 없는 것처럼 오만하게 구는 것이다.
모르겠다. 사실은 전부 모르겠다. 모르겠다는 것을 모르겠고 모르는 것을 모르겠고 모르는지도 모르겠다. 내 문장은 이해받을 수 있을까? 나에게조차 이해받지 못하는 내 문장들은 결국 어디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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