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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둘이 넘도록 흔한 연애 한 번 못 본 놈이야.


군 전역 후 철이 난 직후부터, 생산직을 연연하며 밥벌이를 이어갔어. 천성이 어리석은 데다 온종일을 쇳덩이만 굴리는 공단에서 몇 년을 틀어박히다보니, 말귀 어둡고 눈치 둔한 어리보기로 전락했고.


이런 내가 요새 늦바람이 났는데, 상대는 난생 처음 가본 키스방에서 만난 아가씨야.


화류계 아가씨지만 여느 업소 여성들과는 다르게, 말주변이 서툴고 수줍음이 많아. 화장기가 없어 낯빛이 옅고, 때때로 두 볼에 홍조가 오르면 그야말로 선녀가 따로 없거든.


편모인 가정은 일찍이 가세가 기울어, 홀어머니 병수발에 약값만 수백이라더라. 거기다 두 살 터울의 동생이 곧 대학교엘 가는지라, 빠질 돈이 이만저만이 아닌 모양이고. 차림이 곱고 기품 있어 겉보기엔 몰랐는데, 궁색한 형편을 간간이 탄식하는 거로 보아 벌이가 시원찮아 생활이 어려운 모양이야.


사실 불순한 목적으로 출입한 업소였지만 막상 아가씨를 만나 다소곳한 자태를 보니, 더러운 욕구는 깡그리 사라졌어. 그저 가만히 귀 기울여, 굴곡진 그녀의 삶을 더듬어 가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아프더군.


없는 살림에 장녀 노릇하느라 그녀 자신은 대학을 포기했지만, 동생 학비 조달에 하루가 새롭다더라. 혈육을 무지렁이로 키울 수는 없다는 거지.


이런 애틋한 마음씨에, 난 함께 울어줄 수밖에 없었어. 그녀를 알게 된 지 한 달이 다 되었지만, 업소에서 그녀를 찾을 때마다 난 그저 손만 잡아주다 나오지.


어제는 그 동안 쟁여놓았던 통장을 털어, 몇 푼 안 되는 돈을 쥐어줬어. 만 원짜리 중 빳빳한 것만 백 장을 추려, 군 시절에 접어놓았던 종이학 천 마리를 담아 넣은 유리병 안에 묻어 주었어. 그녀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더군.


이토록 속 깊고 됨됨이 영근 아가씨에게 보탬이 될 수 있다면, 난 무엇도 아깝지 않을 거 같아. 열 살이란 나이차는 애정으로 메울 수 있을 거 같고.


얘도 분명 나에 대한 호감은 있다고 봐. 예명이 아닌 본명을 나한테만 알려준 데다, 이런 속사정을 털어놓을 사람은 나뿐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었거든.


이 아가씨와 어떻게 하면 남녀 사이로 맺어질까? 난 진심이야.


진지한 답변 부탁해. 이성 때문에 이렇게 애달픈 적은 난생 처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