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성민: 마교소주
## 제2권 - 오행기 (五行旗)
---
# 프롤로그: 피의 거래
보름달이 떴다.
마교 본전 뒤편, 버려진 연무장.
금성민은 홀로 수련하고 있었다. 천마신공 2편을 익힌 지 열흘. 이제 2성의 문턱에 다다랐다.
"후..."
숨을 내쉬자 입에서 검은 기운이 피어올랐다. 마기가 몸 전체에 스며든 증거였다.
그때.
스릉.
검을 뽑는 소리가 들렸다. 하나가 아니었다. 둘, 셋, 넷...
"누구냐."
금성민이 눈을 떴다.
그의 주위를 여섯 명의 검은 복면인이 둘러싸고 있었다.
"소주님, 유감입니다."
선두의 복면인이 말했다.
"이곳에서 죽어주셔야겠습니다."
"광명좌사가 보냈군."
"..."
"부정 안 하는군. 좋아."
금성민이 천천히 일어섰다.
"몇 명 죽일 수 있을지 세어봐라."
복면인들이 달려들었다.
섬광.
검과 검이 부딪쳤다. 금성민은 맨손이었다. 하지만 그의 손에서 피어오른 마기가 검을 막아냈다.
천마장강(天魔掌罡).
천마신공 2편에서 익힌 기술. 마기를 손에 응축시켜 무기처럼 사용하는 기법이었다.
퍼엉!
금성민의 장타가 복면인 하나의 가슴을 뚫었다.
"크억!"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 하지만 나머지 다섯 명이 동시에 달려들었다.
*많다.*
*혼자서는 무리다.*
금성민은 이를 악물었다. 아직 2성에 오르지 못한 몸으로 일류 암살자 여섯을 상대하는 것은 자살행위였다.
창!
검이 그의 팔을 스쳤다. 피가 흘렀다.
창! 창!
또 다른 검이 허벅지와 옆구리를 베었다.
"끝이다, 소주님."
복면인들이 포위망을 좁혔다.
금성민의 시야가 흐려졌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렸다.
*여기서 죽는 건가.*
*이렇게 허무하게.*
그 순간.
쉬이익!
암기(暗器)가 날아왔다.
세 개의 복면인이 동시에 쓰러졌다. 목에서, 심장에서, 미간에서 은침(銀針)이 박혀 있었다.
"누, 누구냐!"
남은 복면인들이 외쳤다.
어둠 속에서 한 남자가 걸어 나왔다.
금성민의 눈이 커졌다.
"형... 님...?"
금성준이었다.
손에 또 다른 은침을 쥐고.
"서자. 아니."
금성준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소주님. 거래를 하지 않겠습니까?"
---
# 제1장: 거래
## 1.
남은 복면인 둘이 도주했다. 금성준은 쫓지 않았다.
"도망치게 놔두는 건가."
금성민이 물었다. 상처에서 아직 피가 흐르고 있었다.
"광명좌사에게 보고하겠지. 암살이 실패했다고."
"그게 형님 계획인가?"
"계획이라..."
금성준이 웃었다.
"그냥 기회를 엿보고 있었을 뿐이야. 네가 죽으면 아쉽거든."
"왜?"
"네가 죽으면 내가 손해니까."
금성민은 벽에 기대앉았다. 다리에 힘이 없었다.
금성준이 다가왔다. 품에서 약병을 꺼내 던졌다.
"지혈제다. 바르고 이야기하자."
금성민은 약병을 받아들었다. 열어보니 진한 약초 냄새가 났다. 독은 아닌 것 같았다.
*믿어도 되는 건가.*
*이자는 삼 년 전 나를 반죽음으로 만든 인간이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지금 상태로는 움직일 수도 없었다.
약을 바르자 출혈이 멎었다.
"...고맙다."
"고맙긴. 거래 조건이야."
금성준이 앞에 앉았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나는 아버지가 싫어."
"..."
"더 정확히는, 아버지 밑에서 평생 호법의 아들로 사는 게 싫어."
금성민은 이복형을 바라보았다.
삼 년 전, 자신을 잔인하게 패던 그 눈. 지금은 다른 빛이 담겨 있었다.
야망.
"형님이 원하는 게 뭔가."
"권력."
금성준이 말했다.
"나는 사대호법 자리가 목표가 아니야. 더 높은 곳을 보고 있어."
"광명사 자리?"
"아니."
금성준의 눈이 빛났다.
"교주."
금성민의 숨이 멎었다.
"미친 소리를."
"미쳤지. 하지만 불가능하지 않아."
금성준이 일어섰다.
"너는 지금 교주님의 양자야. 소주지. 하지만 진짜 후계자는 아니야. 교주님에게는 친자가 없거든. 양자가 후계자가 되려면 자격을 증명해야 해."
"알고 있다."
"그 자격 증명, 혼자서는 무리야. 광명좌사가 가만있지 않을 테니까."
금성준이 손을 내밀었다.
"동맹을 맺자, 서자."
"..."
"너는 소주 자리를 지키고, 나는 광명좌사 일파를 무너뜨린다. 그리고..."
금성준이 미소 지었다.
"언젠가 네가 교주가 되면, 나를 광명좌사로 임명해라."
금성민은 한참 동안 그 손을 바라보았다.
*믿을 수 없다.*
*삼 년 전 나를 짓밟았던 자다.*
*하지만.*
"형님이 변한 이유가 뭔가."
"변한 게 아니야."
금성준이 말했다.
"삼 년 전에도 나는 너를 짓밟을 생각이 없었어. 그냥... 아버지가 보고 있었거든."
"..."
"아버지 앞에서 서자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면, 나도 버림받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금성준의 눈에 어두운 그림자가 스쳤다.
"미안하다고는 안 할게. 그건 거짓말이 될 테니까."
금성민은 천천히 일어섰다.
아직 상처가 아팠다. 하지만 머리는 맑았다.
*이자의 말이 진심인지 거짓인지.*
*지금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조건이 있다."
"말해봐."
"광명좌사와의 싸움이 끝날 때까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맹세해라."
"어떻게?"
"피로."
금성민이 손바닥을 베었다. 피가 흘렀다.
"마교의 혈맹(血盟). 알고 있겠지."
금성준의 눈이 흔들렸다.
마교의 혈맹. 그것은 단순한 약속이 아니었다. 마기를 섞어 맺는 저주. 배신하면 마기가 역류하여 경맥이 파괴된다.
"...독하군."
"싫으면 관두고."
"아니."
금성준도 손바닥을 베었다.
두 사람의 피가 섞였다. 마기가 피 속으로 스며들었다.
"이제부터 우리는 동맹이다."
금성민이 말했다.
"배신하면 죽는다."
"알아."
금성준이 미소 지었다.
"재미있어지겠군."
---
## 2.
다음 날 아침.
금성민은 소란에게 상처를 감추고 평소처럼 수련에 들어갔다.
"소주님, 밤새 무슨 일이 있으셨습니까?"
소란이 물었다. 그녀의 눈이 금성민의 움직임을 예리하게 살피고 있었다.
"아무 일도 없었다."
"상처 냄새가 납니다."
"..."
*역시 속일 수 없군.*
"쓸데없는 걱정 마라. 수련 중에 다쳤을 뿐이다."
"천마신공 수련 중에는 외상이 생기지 않습니다."
소란이 다가왔다.
"솔직히 말씀해주십시오. 그래야 도움이 됩니다."
금성민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 여자.*
*교주가 보낸 감시자.*
*하지만.*
"광명좌사가 암살자를 보냈다."
소란의 눈이 커졌다.
"벌써...!"
"알고 있었나?"
"광명좌사가 움직일 것은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빠를 줄은..."
소란이 무릎을 꿇었다.
"죄송합니다, 소주님. 제가 옆에 있었어야 했는데..."
"됐다. 어차피 살아남았으니까."
금성민이 일어섰다.
"대신 질문에 대답해라."
"무엇이든."
"너는 진짜 누구 편이냐."
소란이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에 복잡한 감정이 스쳤다.
"교주님의 명을 받들고 있습니다."
"그건 알아. 내가 묻는 건."
금성민이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교주님과 광명좌사가 싸우면, 너는 어느 편이냐."
"..."
긴 침묵.
소란이 입을 열었다.
"저는... 소주님 편입니다."
"왜?"
"교주님께서 그렇게 명하셨기 때문입니다."
"그게 다냐?"
"아니오."
소란이 고개를 숙였다.
"소주님은 저를 감시자라고 부르시면서도 내치지 않으셨습니다. 대련 상대로 삼아주셨습니다. 그것이... 감사합니다."
금성민은 그녀를 한참 바라보다가 돌아섰다.
"됐다. 믿어주겠다."
"소주님..."
"대신 조건이 있다."
"무엇이든 말씀하십시오."
"오행기 시험까지 내 실력을 일류까지 끌어올려라."
소란의 눈이 커졌다.
"불과 이십 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네가 필요한 거다."
금성민이 미소 지었다.
"이십 일. 그 안에 죽도록 굴려라."
---
# 제2장: 지옥 수련
## 1.
그날부터 지옥이 시작되었다.
"다시!"
소란의 검이 금성민의 어깨를 스쳤다.
"너무 느립니다! 마기 방출이 0.3초 늦어요!"
"크윽..."
금성민이 이를 악물었다. 온몸이 땀과 피로 범벅이었다.
수련 방식이 바뀌었다. 더 이상 혼자 수련하는 게 아니었다.
소란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시녀의 가면을 벗고 진짜 무인의 모습을 드러냈다.
"제가 광명좌사의 암살자보다 약합니까?"
"아니."
"그럼 제가 쓰러뜨릴 수 없을 정도로 강해지셔야 합니다."
소란의 검이 다시 날아왔다.
금성민은 몸을 틀어 피했다. 하지만.
퍽!
그녀의 발이 명치를 찼다.
"크윽!"
금성민이 뒤로 나뒹굴었다.
"상대의 공격 패턴을 읽으세요. 검이 오면 발이 온다. 발이 오면 지법(指法)이 온다. 연속기를 예측하지 못하면 죽습니다."
"알았다..."
금성민이 일어섰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오늘 대련은 여기까지입니다."
"뭐?"
"이제 진짜 수련이 시작됩니다."
소란이 품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열자 검은 환약이 들어 있었다.
"이것은..."
"천마단(天魔丹). 교주님께서 소주님께 드리라 하셨습니다."
금성민의 눈이 커졌다.
천마단. 마교 최고의 영약. 복용하면 내공이 급격히 상승하지만, 그만큼 고통도 극심하다고 알려져 있었다.
"이걸 지금...?"
"네. 오늘 밤 드시고, 삼 일간 관(關)에 들어가셔야 합니다."
"삼 일?"
"천마단의 약효를 흡수하려면 최소 삼 일이 필요합니다. 그 삼 일간..."
소란이 말을 멈췄다.
"뭔가."
"...살아남으실 확률은 오 할입니다."
금성민은 천마단을 바라보았다.
검은 환약. 손톱만한 크기. 하지만 그 안에 담긴 힘은 상상을 초월했다.
"교주님께서 왜 이걸..."
"소주님을 시험하고 계신 겁니다."
소란이 말했다.
"살아남으면 일류. 죽으면 그것까지."
"...하."
금성민이 웃음을 터뜨렸다.
"역시 우리 양아버지다."
---
## 2.
그날 밤.
금성민은 별당 지하의 밀실에 들어갔다. 소란이 문 앞을 지켰다.
"삼 일 후에 뵙겠습니다, 소주님."
"그래."
문이 닫혔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금성민은 천마단을 삼켰다.
잠시 후.
"크아아아악!"
비명이 터져 나왔다.
마기가 폭주했다. 천마단의 약효가 전신의 경맥을 찢어발겼다. 피부 위로 검은 핏줄이 드러났다 사라졌다.
*이게... 이게 천마단의 힘인가...!*
고통이 밀려왔다. 살이 타는 것 같았다. 뼈가 부서지는 것 같았다. 영혼이 갈가리 찢기는 것 같았다.
"크윽... 으으윽..."
금성민은 바닥을 긁으며 버텼다. 손톱이 부러지고 피가 흘렀다.
*포기하면 죽는다.*
*버텨야 한다.*
*버텨야...*
시간이 흘렀다.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 없었다. 고통 속에서 시간 감각이 사라졌다.
금성민은 의식이 끊어질 것 같을 때마다 자신에게 물었다.
*왜 살아야 하는가.*
*무엇을 위해 이 고통을 견디는가.*
대답은 하나였다.
*증명하기 위해.*
*서자의 피도 하늘에 닿을 수 있다는 것을.*
쿠구구궁!
마기가 폭발했다. 밀실의 벽에 금이 갔다.
금성민의 등 뒤로 다시 그것이 나타났다. 검은 갑옷의 마인. 천마현신.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환영이 아니었다. 실체가 있었다.
"네가... 천마인가..."
금성민이 중얼거렸다.
환영이 대답했다.
「아니다. 나는 네 안에 잠들어 있던 마기의 집합체.」
「네가 원하면 힘을 빌려주마. 대신...」
"대신?"
「대가가 필요하다.」
"뭘 원하는가."
「피.」
환영의 눈이 핏빛으로 빛났다.
「네가 죽일 때마다 나는 강해진다. 네가 강해질 때마다 나도 강해진다. 우리는 하나다.」
금성민은 웃었다.
"마왕과 계약이라. 재미있군."
「두렵지 않느냐.」
"왜 두려워해야 하나."
금성민이 일어섰다. 고통이 사라졌다. 아니, 고통을 느끼지 못하게 된 것인가.
"나는 이미 지옥에서 살아왔다. 마왕 하나 더 껴안는다고 뭐가 달라지겠나."
「...흥미로운 인간이군.」
환영이 미소 지었다.
「좋다. 계약 성립이다.」
마기가 금성민의 몸 속으로 스며들었다. 전신에 힘이 넘쳤다.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되는 힘.
천마신공 3성.
아니, 그 이상.
*이것이... 천마의 힘...*
금성민이 눈을 감았다.
이제 오행기 시험이 기다리고 있었다.
---
## 3.
삼 일 후.
밀실 문이 열렸다.
소란이 안을 들여다보다가 굳어졌다.
"소주님..."
금성민이 서 있었다. 하지만 그 모습이 달랐다.
몸에서 피어오르는 마기가 전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짙었다. 눈동자에 핏빛이 서려 있었다. 그리고.
"일류... 아니, 그 이상..."
소란이 중얼거렸다.
금성민이 미소 지었다.
"오행기 시험. 언제냐."
"닷새 후입니다."
"좋아."
금성민이 밀실 밖으로 걸어 나왔다.
"그 전에 할 일이 있다."
"무엇입니까?"
"광명좌사에게 인사드리러 가야지."
소란의 눈이 커졌다.
"소주님!"
"걱정 마라. 죽이러 가는 게 아니야."
금성민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냥 경고하러 가는 거다. 다음에 암살자를 보내면..."
그의 눈에서 핏빛 마기가 피어올랐다.
"내가 직접 찾아간다고."
---
# 제3장: 광명좌사
## 1.
광명좌사의 전각.
마교에서 가장 화려한 건물 중 하나였다. 교주의 본전에 버금가는 위용.
금성민이 정문 앞에 섰다.
"누구냐!"
경비 무사 둘이 길을 막았다.
"소주 금성민이다. 광명좌사를 만나러 왔다."
경비 무사들이 당황했다. 소주가 예고 없이 찾아온 것도 놀라웠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건.
*이 마기...*
*이게 그 서자 출신 소주란 말인가...*
"잠시...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보고를..."
"됐다."
금성민이 걸어갔다. 경비 무사들이 막으려 했지만, 그의 마기에 눌려 움직일 수 없었다.
전각 내부로 들어갔다.
복도를 지나, 대청으로.
그곳에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광명좌사 혈무진(血武鎭).
마교 제2인자. 염황 다음으로 강한 자.
나이는 오십 대 중반. 하지만 외모는 사십 대처럼 보였다. 검은 도포에 붉은 자수. 눈에서 피어오르는 혈기(血氣).
"허."
혈무진이 웃음을 터뜨렸다.
"대담하구나. 호랑이 굴에 제 발로 들어오다니."
"호랑이?"
금성민이 의자에 앉았다. 상석이었다.
"그 정도밖에 안 되나? 실망인데."
혈무진의 눈이 가늘어졌다.
"건방지군. 교주님 양자라고 무서울 게 없나?"
"무서울 건 있지. 근데 광명좌사, 당신은 아니야."
금성민이 다리를 꼬았다.
"닷새 전 보낸 암살자들. 재미있었어. 다음에는 더 강한 놈들을 보내. 아, 아니다."
그의 눈에서 핏빛 마기가 피어올랐다.
"다음은 없을 거야. 또 보내면 내가 직접 찾아와서 당신 목을 비틀 테니까."
혈무진이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하! 재미있군! 서자 출신 꼬마가 나를 협박해?"
"협박이 아니야."
금성민이 일어섰다.
"경고야."
두 사람의 마기가 부딪쳤다.
쿠구궁!
대청의 기둥에 금이 갔다. 바닥의 돌판이 갈라졌다.
혈무진의 눈이 처음으로 흔들렸다.
*이 마기...*
*삼류였던 녀석이 어떻게...*
"오행기 시험에서 보자, 광명좌사."
금성민이 돌아섰다.
"그때 후회하게 해줄게."
그의 모습이 사라졌다.
혈무진은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흥미롭군."
그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염황 놈, 재미있는 장난감을 주웠군."
---
## 2.
금성민이 돌아온 후.
금성준이 찾아왔다.
"광명좌사에게 직접 갔다며?"
"소문이 빠르군."
"당연하지. 마교 전체가 떠들썩해."
금성준이 앉았다.
"미친 짓이야. 왜 그랬어?"
"선수를 친 거야."
금성민이 차를 따랐다.
"광명좌사는 교활해. 암살이 실패하면 다른 방법을 쓸 거야. 오행기 시험에서 방해 공작을 하든, 내부자를 매수하든."
"그래서?"
"먼저 찾아가서 위협했어. 내가 두렵지 않은 상대라는 걸 보여줬지."
금성준이 금성민을 바라보았다.
"...변했군."
"뭐가?"
"삼 년 전만 해도 벌벌 떨던 서자였는데. 이제는 광명좌사를 직접 찾아가서 협박하고."
"죽을 뻔하면 변해."
금성민이 웃었다.
"형님도 알잖아. 우리 집안이 얼마나 지옥인지."
"..."
금성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오행기 시험."
금성준이 입을 열었다.
"어떻게 준비하고 있어?"
"혼자 해결할 거야."
"혼자?"
"형님이 도와주면 좋겠지만, 그러면 의심받아. 금호법의 아들이 소주를 돕는다? 광명좌사가 이상하게 여길 거야."
"그건 그렇지만..."
"걱정 마. 죽지 않을 정도는 됐어."
금성민이 일어섰다.
"형님은 형님대로 준비해. 광명좌사 내부에 네 사람 심어놓고 있잖아?"
금성준의 눈이 커졌다.
"어떻게 알아?"
"몰랐으면 동맹 안 맺었지."
금성민이 미소 지었다.
"오행기 시험 후에 다시 만나자, 형님."
---
# 제4장: 오행기 시험
## 1.
오행기 시험 당일.
마교 연무장에 수천 명이 모였다.
오행기(五行旗)는 마교의 정예 부대였다. 금기(金旗), 목기(木旗), 수기(水旗), 화기(火旗), 토기(土旗). 각각 백 명씩, 총 오백 명의 정예 무사로 구성되어 있었다.
오행기의 지휘관은 마교에서 가장 인정받는 자리 중 하나였다.
"시험 방식을 설명하겠다!"
심판이 외쳤다.
"첫째, 일대일 대결. 패자 탈락."
"둘째, 난투전. 최후의 오 인이 지휘관 후보."
"셋째, 오 인 중 교주님께서 직접 지명."
금성민은 대기석에 앉아 있었다. 그의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모두가 그를 피했다.
*소주라서가 아니야.*
*내 마기를 두려워하는 거지.*
사흘 전 천마단을 복용한 후, 금성민의 마기는 통제가 어려워졌다. 그냥 서 있기만 해도 주변에 마기가 퍼졌다.
"제1경기 시작!"
시험이 시작되었다.
첫 번째 상대는 일류 초입의 무사였다. 마교의 일반 교도 중에서는 강한 축에 속했다.
"소주님을 상대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상대가 예를 갖췄다.
금성민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냥 걸어 나갔다.
"시작!"
상대가 달려들었다. 검이 빛났다.
금성민은 움직이지 않았다.
검이 그의 얼굴 바로 앞까지 왔다.
그리고.
탁.
금성민이 검을 두 손가락으로 잡았다.
"끝이야."
퍼엉!
장타가 상대의 가슴을 뚫었다. 상대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날아가 벽에 박혔다.
침묵.
연무장 전체가 얼어붙었다.
*일격.*
*일류 초입의 무사를 일격에.*
"승자, 소주 금성민!"
---
## 2.
그 후로 금성민은 연승했다.
두 번째 상대. 일격.
세 번째 상대. 일격.
네 번째 상대. 이 격.
다섯 번째 상대. 일격.
아무도 그를 막지 못했다.
"저게 정말 삼류였던 서자야?"
"천마신공을 익혔다더니 저 정도일 줄은..."
"괴물이야, 괴물."
수군거리는 소리들. 금성민은 신경 쓰지 않았다.
일대일 대결이 끝났다. 삼십이 명이 남았다.
"이제 난투전입니다!"
심판이 외쳤다.
"최후의 오 인이 남을 때까지 싸우십시오!"
삼십이 명이 연무장에 섰다.
금성민은 가운데에 서 있었다. 그의 주변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다들 나를 피하고 있군.*
*마지막까지 나를 상대하지 않으려는 거지.*
"시작!"
난투가 시작되었다.
검과 검이 부딪쳤다. 마기가 폭발했다. 비명이 터졌다.
금성민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냥 서서 지켜보았다.
십 분이 지났다. 스무 명이 탈락했다.
남은 열두 명 중, 일곱 명이 금성민을 향해 달려왔다.
"함께 덤비자!"
"저놈만 쓰러뜨리면 우리가 지휘관이다!"
금성민이 웃었다.
"드디어 재미있어지겠군."
그의 몸에서 마기가 폭발했다.
천마현신.
검은 갑옷의 환영이 그의 등 뒤에 나타났다.
"크아아악!"
일곱 명이 동시에 날아갔다. 한 명은 죽었고, 나머지는 중상을 입었다.
남은 네 명이 뒤로 물러섰다.
"괴, 괴물이야...!"
"저건 인간이 아니야...!"
금성민이 환영을 거두었다.
"항복하면 살려준다."
네 명이 무릎을 꿇었다.
"승자, 소주 금성민! 그리고..."
심판이 나머지 네 명의 이름을 불렀다.
오행기 지휘관 후보 다섯 명이 결정되었다.
---
## 3.
마지막 관문.
교주 염황이 직접 등장했다.
"수고했다."
그의 목소리가 연무장에 울렸다.
"다섯 명의 후보가 결정되었다. 이제 본좌가 직접 지휘관을 임명하겠다."
다섯 명이 무릎을 꿇었다. 금성민도 그중 하나였다.
염황이 천천히 걸어왔다.
"금기 지휘관."
그가 멈췄다.
"금성민."
금성민이 고개를 들었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교주님."
"일어나라."
금성민이 일어섰다.
염황이 그의 앞에 섰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잘했다."
작은 목소리. 금성민만 들을 수 있는 소리였다.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 광명좌사가 가만있지 않을 테니."
"알고 있습니다."
"좋다."
염황이 돌아섰다.
"오늘 오행기 시험은 끝이다! 모두 물러가라!"
군중이 흩어졌다.
금성민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금기 지휘관.*
*드디어 첫 걸음을 뗐다.*
그때, 누군가 다가왔다.
광명좌사 혈무진.
"축하하네, 소주."
"감사합니다, 광명좌사님."
"재미있어지겠군."
혈무진이 금성민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차가운 손길.
"금기 지휘관이면 앞으로 자주 보게 되겠어. 기대하고 있지."
"저도 기대하겠습니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웃고 있었지만, 웃음이 아니었다.
선전포고였다.
---
# 에필로그: 새로운 시작
밤.
금성민의 처소.
소란이 차를 따랐다.
"축하드립니다, 소주님."
"아직 축하할 때가 아니야."
금성민이 창밖을 바라보았다.
"금기 지휘관은 시작일 뿐이야.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야."
"광명좌사 말씀이십니까?"
"그것도 있고."
금성민이 돌아섰다.
"소란. 너는 교주님의 과거를 알아?"
"무슨 말씀이십니까?"
"교주님이 왜 나를 양자로 삼았는지. 진짜 이유."
소란이 침묵했다.
"...모릅니다."
"거짓말이지."
금성민이 다가갔다.
"알고 있어. 교주님이 예전에 아들이 있었다는 것. 그 아들이 죽었다는 것."
소란의 눈이 흔들렸다.
"어떻게..."
"광명좌사가 알려줬어. 아까 어깨에 손을 얹으면서 귓속말로."
금성민이 창가에 섰다.
"교주님의 아들. 이십 년 전에 죽었대. 광명좌사에게."
소란이 숨을 삼켰다.
"그래서 교주님이 나를 선택한 거야. 복수의 도구로."
"소주님..."
"괜찮아."
금성민이 미소 지었다.
"도구든 뭐든 상관없어. 어차피 나도 광명좌사를 쓰러뜨려야 하니까."
그의 눈에서 핏빛 마기가 피어올랐다.
"이용당하는 건 싫지만, 이용하는 건 좋아해."
창밖으로 달이 떠오르고 있었다.
*광명좌사.*
*교주님의 원수.*
*그리고 나의 적.*
*다음은 네 차례다.*
2권 완.
---
# 다음 권 예고
## 제3권 - 혈전(血戰)
금기(金旗)의 지휘관이 된 금성민.
하지만 그의 부하들은 그를 인정하지 않는다.
광명좌사의 방해 공작이 본격화되고,
마교 내부에서 피의 숙청이 시작된다.
그리고 뜻밖의 만남.
정파의 여협이 마교에 침입한다.
*"마교의 소주? 당신이 그 괴물이군요."*
*"괴물이라... 재미있는 표현이군."*
정과 사의 경계에서, 금성민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
*2권 끝*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