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우리가 성역이라 칭하던 곳이 최후의 장소가 되었다.
끝도 없이 피비린내 나던 우리가 칭하던 그 '성역'은 매일 매일 피냄새를 풍기다 결국
최후의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
힘의 공평함이 모두에게 적용될수는 없는법.
한쪽은 다른 한쪽보다 여러가지 정황으로 약할 수 밖에 없었고,
궁지까지 몰리게 되었다.
여기저기 처참한 시신과 썩은 고깃덩어리들, 그 사이에 온갖 벌레와 시체청소부들이 즐비했다.
마지막까지 몰리게 된 한쪽 세력은 최후의 '그것'을 사용하기로 한다.
어차피 더이상 잃을 것이 없는 그들은 두려울 것이 없었다.
성역에 삽시간에 죽음의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그 누구도 살아있다고 말하지 못할 엄청난 '무엇'인가가 퍼지기 시작한다.
그 기운에 조금만이라도 닿은 생명체는 순식간에 온몸이 썩어버려 애초에 이것이 살아 있었나라는 의문까지 생기게 할 '무엇' 이었다.
성역은 오염되기 시작한다.
성역에는 도저히 '살아있는' 이라는 말을 할 수 없을정도로 끔찍한 저주의 장소로 바뀌었다.
수천 수만 수억,  
아니 셀 수 없을 정도의 썩은 고깃덩어리만이 존재하는 장소로 바뀌었다.
그들이 그렇게 성배하고 우러러하고 말만 들어도 벅찼던 그 장소는
말을 내뱉는 순간 저주의 언어로 들릴정도의 수준으로 몰락해버렸다.
그곳은 더이상 그 누구도 갈 수 없는 살아있는 지옥으로 되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난 봐버렸다.
+
도저히 신의 영역이라고 할 수 없는 그 썩어버린 폐허속에서 '그것'을 봐버렸다.
도저히 살아갈 수가 없는 그 저주의 땅에서
흉칙하기 그지 없는 '신'을 보았다.
+
그것은 분명히 신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가 생각하던 그런 신이 아닌 그 저주의 땅에 어울릴만한 '신'이라고.
그 저주받은 신은 너무나도 거대했고 너무나도 흉측스러웠다.
끊임없이 바닥에 있는 시체조가리들을 주워먹으며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았다.
시체를 먹고, 시체냄새를 풍기며 시체로 이루어진 신이라니...!  +

애초에 그 신이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신 인지 뭔지도 모르겠다.
죽었는지 살아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건 하나 알고있다.
성역에는 애초에 신이 있었고,

신을 그렇게 만든건 분명 우리라고.
.
.
.
- 저주받은 성역을 목격한 자의 증언 -


.
.
.

그렇다.
신은 존재하고 있었다.
우리가 바라는대로 우리가 행하는대로의 형상으로 우리에게 나타나주었다.
시체를 먹고 시체냄새를 풍기며 시체로 이루어진 신이 우리에게 나타나주었다.
+
하지만 내가 최근에 들은 소식이 있다.
+
그 신이 저주받은 땅의 시체를 모조리 다 주워먹고 더이상 먹을 것이 없어서
우리 '산자'들의 영역으로 오고 있다고 말이다.
죽음에서 저주에서 애초에 살아있지 않았던 그 존재가 우리의 영역으로 다가오면 어떻게 되는거지?
말도 안된다.
아니 상상하기도 싫다 두렵다 너무 두렵다.
사실 우리가 그렇게 만든 것인데.
우리가 그렇게 만든 것이다.
온화하고 관대한 신따위는 없는 것이다.
우리는 아마 파멸할 것이다
그 신은 분명히 모든 산자의 영역을 저주받고 죽은 영역으로 만들 것이다.
희망이 없다.
아니, 희망이라는 말 조차도 할 수가 없다.
우리는 아마 절멸하고 파멸될 것이다.
나는 그렇게 확신한다.

우리가 그러한 신을 만들었으니까
되돌릴 수 없다.

다 끝났다.



- 정신병동에서 헛소리를 지껄이는 정신병자의 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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