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해마다 지리산으로 피서를 갔어. 보통 1박2일이나 2박 3일정도 캠핑도 하고 물놀이도 했어. 그 해도 어김없이 지리산으로 피서를 갔어.


그 해는 유난히 재밌었어. 고기도 많이 사가서 2박3일을 먹고 놀고도 남을만큼이었고, 캠핑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사람도 북적이지 않아서 좋았지.


그래선지 부모님도 더 들떴던 것 같아. 먹을것도 잔뜩 남고 휴가도 남았으니 하루만 더 놀고 가자고 오히려 나를 설득하셨지. 근데 왠지 난 기분이 께름칙하고 영 안좋았어. 빨리 집에 가야할 것 같았지. 날씨도 좋고, 나도 즐겁게 놀았는데 왠지 불길한 기분이 드는거야.


그래서 오히려 내가 부모님께 그만 놀고 가자고 했어. 물론 나도 재밌고 아쉬운 마음에 딱 점심까지만 놀고 가자고 그 뒤엔 무조건 가자는 식으로 졸랐어.


결국 점심먹고 마지막을 불태우며 지치도록 놀았지. 그리고 해가 지기 전에 집으로 출발했어. 지리산을 조금 벗어날 무렵부터 하늘이 흐려지더니 금세 한 두 방울씩 비가 떨어지기 시작하는거야.


난 의기양양하게 거보라고. 하루 더 있었어도 비와서 못놀았을거라고 말했지. 빗줄기는 점점 굵어졌고, 곧 퍼붓기 시작했어.


다음날 뉴스엔 지리산 야영객 수십명이 물에 떠내려간 기사가 나왔어. 우리가 놀러간 그 계곡 말이지.


소름이 쫘악 끼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