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미칠것 같았지 20분 전 만 해도
멀쩡하던 친구 녀석은 뭘봤는지 하얗게 질려 돌아오질 않나, 같이 간 선배 한테 물어봐도 모른다는 대답 뿐이고

한참 후 친구녀석이 진정이 좀 됬는지 입을 열더라고

아! 말하기 전에 잠깐 말해둘게 있는데
내가 있던 친구집은 음기가 강한곳이라고
어디서 어른들 하는 얘기를 주워 들었는지 친구가 말한적 있어

그 증거로 그 동내에는 절이나 교회 같은건 거의 없고
점집 같은게 심심치 않게 보이거든
친구집 아파트 단지 안에도 하나 있을 정도니 말이야

이제 이야기 계속 할게

마트에서 과자랑 마실것 좀 사고
가벼운 과자는 선배가 들고 앞서가고 있었고
친구는 뒤에서 음료 들고 따라가고 있었대

마트에서 친구집 까지는 큰길로 이어져 있었는대
옆에 골목길 하나가 나 있어
그곳을 스쳐지나가야 했대

근대 마트가면서도 느꼈는대 새벽이라 그런지 몰라도
제법 긴 골목길에 달랑 가로등 하나 있는 모양새가

어두침침하고 어째 느낌이 쎄 하더래

돌아오는 길에 다시한번 그 골목을 스쳐지나가는대
눈옆으로 하얀 무엇인가가 흘끗 보이더래

그래서 골목쪽을 봤는대

어두운 골목 안 가로등 밑에서
웬 여자 하나가 흰 소복을 입고 미친년 마냥 춤을 추다
갑자기 저러다 허리 부러지는거 아니야? 싶을 정도로
뒤로 확 제끼더래

처음에 친구는 들은 말도 있고 해서

굿이라도 하나?
생각했지만 생각해보니 구경하는 사람도 없고 음식도 없고 달랑 흰 소복 하나 입은 여자가 춤추는걸 보니 굿은 아닌거 같다 싶은거야

자세히 보니 어두워서 확실치는 않지만 얼굴에는
땟구정 물 마냥 검은게 묻어있고
머리는 산발, 옷에는 구겨진 자국이 선명하더래

그래서 뭐하는건가 싶어 한참을 보고있는대

친구녀석이 안오니까
앞서가던 선배가 야! 안오냐? 하고 부른거야

친구도 네!  가야죠 하고 대답한후 가기전 다시한번
골목쪽을 봤는대

방금전까지 저 멀리서 춤추던 여자가
어느새 자기 코앞까지 미친듯이 뛰어오고 있더래

너무 놀란 친구는 음료수고 뭐고 팽겨치고
정신나간 사람 마냥 소리치며 달려갔고
선배도 뭔일인가 싶었지만 무섭기도 해서
그냥 같이 달려왔다는 거야

그냥 읽는 사람들은 시시해 보이는 농담같이 보일수도 있지만

그때 뛰어들어 오던 친구녀석의 겁먹은 얼굴이 너무
생생해서 우리는 사람이 많은 낮이 되고 나서야
각자 집으로 돌아갔어

대체 그 여자는 뭐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