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 틀어라 게이야.







이번이야기는 아쉽지만 귀신이야기는 아니란다.


하지만 끔찍하게 무섭게 느꼈던 순간들이아.









나는 작은 지원 중대의 의무병이었어.


의무 중대는 크게 3가지 종류가 있어.







첫째. 의무본부중대.

사단의 모든 의료를 담당하는 중대로

사단의 병원이라고 생각하면 돼.






다른 여단이나 중대에서 발생한 환자들이

이리로 진료를 오고 입원을 하게돼.







의무병 TO가 많아서 의무병끼리 모여서 군생활을 하고

많은 환자들과 의사들이 뒤엉켜서 생활하지.








두번째. 병원

고양병원 수도병원 등

국군병원이야.






이곳에는 사단급 장비와 인원으로 치료할 수 없는

응급환자나 중증 환자들이 모이는 곳이야.






또는 사단급에서 진료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되는 환자들이

외진 신청해서 외래진료를 받으로도 올수 있어.







여기는 인프라가 잘돼 있어서

정말 아픈 환자들도 많지만

아픈척하며 군생활을 편하게 보내고 싶어서,







아니면 하루이틀 외진을 받아서 바깥공기도 쐬고

맛잇는것을 먹고싶어서 도망나오는 병사들도 많이 모여.








세번째. 여단or대대 지원중대.

이곳은 여단급의 규모에 최소 병력을 배치하기 위해

지원하로온 중대야.






특징은 매우 소수라는 거지.






8~12명의 병사가 한 중대를 이루고

의무장교(군의관)1명과 의무부사관(행보관.의무운송관) 2명으로

간부로 있는게 보통이야.







군생활 내내 다른 여단 사람들과 생활해.





주로 일과가 다른 병사들이 훈련을 나갈때

의무지원을 나간다던가,

의무실에서 환자가 오면 진료를 보조하는거야.






땡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지.

조금이라도 심각한 환자는

사단급이나 병원급으로 보내버리면 되거든.








그래서 응급처치나 기본적인 진료보조를 하는게

핵심적인 업무의 거의 전부라고 할수 있어.








내가 나온 부대가 바로 이 여단지원부대야.

정확한 직접지원중대. 줄여서 직지중대라고 하지.









이 땡보같은 직지중대에 찾아오는 환자는 거의 이래.





감기때문에 약을 받거나 진료가 보고싶어서 왔다던가,



손난로 때문에 조금의 화상이 생겼다던가,



훈련중 긁히거나 찢어져서 드레싱을 받으로 왔다던가,



머리가 아파요~ 소화가 안돼요~ 파스좀 주세요~ 무좀이 심해요~



이런 자질구래한 환자들이지.











기억이 나는게,


사타구니에 피부병이 있으면 몹시 힘들었고..


행군이 끝나면 나도 힘들게 아파 죽겠는데


야전에서 단체로 물집환자들이 냄새 풍기면서


물집터뜨려달라고 오고...


그런게 나름 곤역이었지.









뭐 의무병이 그래도 꿀같아 보이지?



딱히 부정은 안할게.








실재로 주로 실내에서 일과하고 많은 훈련을 열외하긴 하니깐.







이런 땡보같은 직지중대 의무병도


꿀을 빠는 와중에도 큰 사명감과 부담이 있는 부분이 있어.








일반 환자는 솔찍히 귀찮은 마음이 가장 크지.


군대에서 아프면 진짜 서러운데


같이 고생하는 입장에서 공감해서


최대한 친절하게 페이스메이킹 하지만


내 일과 난이도를 올리려고 찾아오는


다수의 환자들을 오면


귀찮고 가끔 원망스럽기도 해.









하지만 정말 온 집중을 다해야하는 순간이 있어.








바로 응급환자지.






응급환자가 터지면 응급처치를 바르게 해서



신속정확하게 후송보내지 않으면



사람이 잘못될 수도 있으니깐...









지금 부터 들은것과 직접 경험한


응급환자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게.









첫째. 사망환자 후송.

이건 약간 싱겁고 가벼운이야기야.






이건 내가 이등병때 들은 이야기야.






아무것도 모르고 정신없이 적응을 하는 단계였지.






[그때 뭐 선임들이 나는 이런고생도 해봤다~]

이런얘기 보상심리 때문에 많이 하자나.







그중 선임 중 왕고로 보이는 곧 전역을 앞둔 병장이 있었어.






그 선임은 시체를 운반했다고 하더라고.






막사 내에서 노화로 자연사한 상사가 한명이 있었나봐.






그 시체의 후송과 처리에 대해 논의를 했는데



역시 이런건 의무병이 해야하는거 아니냐는 말이 나왔데.








그래서 자기가 군대에 와서 남의 시체까지 나르게 되었다고


그때 그 시체에서 나온 분비물과 냄새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평생 코에 남아있을 것 같다고 하더라.









두번째. 발작환자.





때는 일병때.


중대의 훌륭한 개미가 되어가고 있었을때지.







나는 살면서 발작을 한번도 직접 본적이 없었어.






수필이나 소설에서만 간질발작에 대해서 접했는데





옛날에는 간질환자는 주로 어린 친구들 사이에서

귀신들린애라고 수근대면서 무서워하고

같이 놀려고 하지도 않고,


그런식으로 묘사했던것만 간접 경험으로 알고 있었어.







그날도 나는 의무실에서 환자 진료 접수를 받고 있었는데

부사관에게 응급환자가 발생했으니

들것들고 튀어오라는 연락을 받으거야.







그래서 중대장님이랑 2명의 의무병이 미친듯이 들것을 들고

현장으로 달려갔지.







현장에는 자주 보던 환자가 있었어.






뇌에 물이찼다고 했나, 구멍이 있다고 했나..


그런 증상때문에 매일 외진을 잡아줬던


통통한 정비중대의 아저씨였지.












익숙한 얼굴의 그 환자가


발작을 일으키고 있었어.









나는 어떤 환자인지도 모르고 달려왔는데


현장에서 발작을 일으키는 환자를 보자


엄청나게 쇼크를 받았어.








발작이란거... 실재로 보면 엄청나게 무섭더라.







동그랗고 커다란 초점이 없는 눈이었어.







그눈으로 허공을 응시하고 있는데,



태어나서 본적 없는 그 표정은



마치 나를 바라보고 있는 귀신같았어.








입으로는 '끄ㅇ어어억..어어어ㄱ어어어 ㄱㄱ'



하고 가래 끓는듯한 죽는 소리가 나고



입에서 개거품이 쏟아지고 있더라.









순간 정신이 아득해졌어.








세상이 멈추고 주변 소리도 작아지고


이 공간에 그 사람의 기괴한 눈동자와


나만 남아있는것 같았어.








그리고 중대장님의 커다란 발성이 들려오더라.









다그치거나 소리지르는 소리가 아니었어.







역시 의사셔서 그런지 노련하게 말씀하시더라.




"자~ 애들아 괜찮아~ 흥분하지말고~


정신붙잡고 바이탈체크하고 후송준비해~"









그 따뜻하지만 커다란 소리가


모든게 멈춘 조용한 세상에서


고막을 지나 내 머리에 들어오더라.









그리고 정신을 다잡았어.








옆을 보니 다른 사람들도 나랑 같은 상태로 벙... 하고


뇌정지가 되어있다가


중대장님 말에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 같더라.








그리고 중대장님 지시에 따라 응급처치를 시작했어.





.


간단한 응급처치와 체크가 끝나고


들것에 고정시켜서 후송을 하는데






와... 진짜 세상에서 제일 무겁더라.










계단을 내려가야하는데


이사람이 머리가 잘못된 환자라서


절대로 머리가 기울어지면 안되거든?








그러니깐 오르막길이나 내리막길 에서도 평행을 유지해야해.







내려가는데 조금이라도 기울어지지 않게하려고 하는데

힘이 부처서 죽을것 같더라고.







안그래도 통통한 환자인데 뻗어버렸으니,








의무후송관이 계속

니들 그환자 죽으면 다 죽여버릴거라고

똑바로 들으라고 고함쳤었어..








그래서 젖먹던 힘을 다해 평행을 유지하며


후송차량까지 안착시켰고,






환자는 병원으로 실려가며 우리 손을 떠났어.









몇달 후...






환자가 퇴원해서 고맙다고 의무실을 찾아왔어.


다행히 잠깐 발작이 난거지 큰 문제는 없었데.






그 사람이 잘못됐으면 어쩌지 하고

그 이후 내내 마음속에 큰 짐이 하나

있었는데,









그 체증이 바로 다 날아가더라....










하지만 나는 그 아저씨와 대화하면서도


그 아저씨의 눈동자를 계속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어.










내 머리에서 잊혀지지 않는 그 괴이한 눈동자가,


지금 저렇게 멀쩡하게 바뀌도 나와 대화를 하고 있다는게


기분이 오묘하더라.











나는 아직도 그사람의 눈동자와 '꺼어어억어어억' 하는 소리가

잊혀지지 않아.












세번째. 차량 압사 사건.


이건 내 사수가 해준이야기야.







내 사수는 경상도 사람이었는데 당시 전역도 얼마 안남고


군기가 빠지고, 우린 모두 친구~


애들아 이제 내가 다 잘해줄게~  하는 그런 단계였어.








그날 나는 전날 야간 응급대기를 서서

오침을 하고 막 일어나서

비몽사몽으로 물을 찾는 중이었어.









갑자기 사수가 어디선가 상기된 표정으로


밖에서 들어와서 나한테 말을거는거야.







[XX야! ㅈ댔다. 나 응급 다녀왔다.

와 ㅈ같다. 진짜! 나 미칠것같다 지금!]







그래서 [왜그러십니까?] 하고 물어봤지.









그리고 천천히 이야기를 들었어.








여단 산하 대대에서 응급 신고가 들어왔데.






신고 내용은 여단 정문 앞에서


한 병사가 부사관이 운전하는 군용차에 치여서 깔렸다는거야.








그래서 [아 ㅅㅂ 졷댓다. 거의다 끝나가는 내군생활 중에 이런게

터지네. ㅅㅂ 진짜 졷됐다.] 하면서








이건 차에 깔렸으면 응급처치고 뭐고

할수있는것도, 아는것도 없고,

실재로 바로 병원가야살 수준이라서







운송차량 호출하고 바로 현장으로 뛰어 나갔데.









현장에서는 끔찍한 광경을 목격하게돼.





군용 트럭중에 두돈반 말고 그 아랫단계 트럭있자나.








그 카고트럭에 사람이 깔려있더래.

근데 피는 하나도 안나고

병사가 고통스러워 하고 있더래.








압사 사고는 기본적으로

사망원인이 주로 충격보다는 복압이야.








그래서 주의할 점이 절대로, 절대로,


맘대로 이미들어간 압력을 빼면 안돼.










의료전문가와 함께 장비를 사용해서 아주 천천히 빼야지.








그런데 그사수가 도착해서 현장을 확인하던 중

그 카고 트럭이 뒤로 움직여버린거야.










사람을 계속 깔고 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자기들끼리 고민하다가 차를 빼버렸나봐.









그래서 차가 움직이고 그깔린 사람 배위에 있던

바퀴가 빠져나간거지.








순식깐에 환자 배에 들어있던 강한 압력이

비 정상적으로 빠지게 되었고








푸억 푸억 하고 피가 배에서 쏟아져 나오더래.


환자는 눈을 파르르떨며 기절하고.








사수는 그걸 보고 멘탈이 갈라졌나봐.


뭐 화내고 자시고 할것도 없이


그 상태에서 바로 환자 차량에 태워서 응급실로 보냈데.









그리고 차 내에서 계속 바이탈 체크하고

환자 옆을 지켜주는데,










환자가 의식이 가끔씩 돌아와서

말을 걸어왔데.








[아저씨. .... 저...죽어요? 저....죽어요?]








사수는 환자를 최대한 안심시키면서 후송을 끝냈데.


그리고 돌아와서 나에게 바로 썰을 푼거였지...









몇달이 흘러 소식들 들었는데


그환자는 다행히 죽지 않았지만 하반신이 마비된상태로


전역했다고 하더라.






차로 깔은 부사관도 옷벗고 나갔고...










네번째. 화상사건.


이건 내 대학 동기에게 들은 이야기야.


우리 과는 의무병과 약제병을 많이가거든.


이 동기도 의무병을 갔고 나와 같은 생활을 해온거지.










그동기의 이야기는 이래.








의무병은 응급대기라는것을 서.









당직과 비슷한개념인데


야간에 발생한 환자를 진료하거나 후송처치하는 인원이야.









내 동기는 당시 병장이었어.


후임병과 둘이 의무실에서 응급대기를 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데.








그런데 전화가 오더래.

전화 내용은 이렇데.









[야 너희 의무병! 지금 화상환자 발생해서 데리고 가는 중이니깐

당장 화상처치 준비해놔!]





[예! 알겠습니다!]







이러고 관등성명도 안대고 뒤 이야기도 없이

뚝 끝더래.









그래서 응급환자라고는 생각못하고

[아 존나 싸가지 없네 누구지?] 이러고 있었데.








그러고 이제 화상처치 준비를 하지.









의무병이라면 알텐데 보통 화상이면


실마진이라는 화상연고, 면봉, 화상거즈, 화상붕대


이정도야.








그래서 세팅해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문이 벌컥! 하고 열리더니 간부 두명이


들것을 들고 왔데.










근데 말문이 막히더래.







들것에 실려있는게 사람이 아니더래.











시꺼먼 잿덩이가 왔다는거야.









사람의 형상을 띄고 이따금 미세하게 움직여서









아.. 사람이었던 것이구나.


라고 간신히 추정할 수 있을 정도의 검은색 잿더미였데.









내 동기는 지금 면봉에 화상연고 들고 있는데

어안이 벙벙한거지.








게다가 이건 온몸이 전부다 화상이고 시커매서

화상거즈나 붕대를 대려면 온몸을 덮어야해서

처치할 엄두가 안나더래.










무엇보다

[아.. 이건 내가 애매하게 잘못건드리면 더 아프고 더 큰일난다]









라는 생각 때문에 응급처리를 포기하고


바고 후송을 보냈데.









그리고... 얼마 후 환자는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데.








사인은 '재독'이었데.










응급후송 되고 나서 의사들도


이환자에게 별다른 처치를 해줄 수가 없었나봐.










해줄 수 있는것은 진통제를 놓고


몸을 수액으로 계속 씻어주는 것 뿐이래.










이렇게 몸이 타버린 화상환자라는 것은


의료계에서 말하는 것은 3일이 고비래.










이 3일이면 온몸이 타서 나온 재의 독들이




몸속으로 침투하여 환자의 몸이 버티지 못하면 사망한데.










이 환자는 이따금 꿈틀대며 고통스러워 하다가


3일째 되는 날에 버티지 못하고 사망했데.











이사건때문에 동기는 한달동안 거의 음식을 먹지 못했데.

뭐든 먹으면 토하고, 구역질이나고









그때 그환자의 시꺼먼 잿덩이같은 몸뚱어리가

이따금 움직였던 괴이한 장면이 생각나서

트라우마로 있었데.








무엇보다 본인이 의무대기를 설때


부사수도 아니고 사수로 들어가 있는데


사람이 죽었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


아직도 자신을 괴롭힌데.....





본래 병장들은 일과 신경쓰기 싫어서

응급대기 사수를 서고 싶어 하거든.








귀찮은 일은 부사수가 다 해줄테니

책이나 읽고 공부도 하고

낮에는 오침하고 점호도 빠지고.






그런 생활이 좋자나.








근데 동기는 그 이후로 응급에 대한 두러움과 부담감 때문에


응급대기 일정은 최대한 다 빼고 군생활을 마무리 했데.











이상 의무병생활을 한 내가 보고 들은 무서운 이야기야.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형 야밤에 조막만한손으로 핸드폰으로 썰푼다.

기분이라도 좋게 개추라도 줘라.





참고로 나는 내 이야기가 다른곳에서 재편집되거나

떠돌아다니는 것을 원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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