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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지하철 1]


인력 지하철 2 [무지성인간 씀]


나츠네, 그녀는 17 세의 나이로 
나고야대학에 조기입학임에도 수석인 브레인이었다.
 
그런 어린 나이에, 한국인 유학생에게 순결을 빼앗기고 덜컥 임신하게 되었다.
 
그는 이후 군 입대 문제로 한국에 귀국했고, 연락이 끊겼다.
 
 
나츠네는 기다려달라는 그 남자의 말에 아이도 낳았고, 학교도 그만두었고, 부모와도 단절되었다.
 
 
미래가 창창하던 유망한 브레인이었던 그녀가, 20세의 나이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단신으로 아이를 키우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무척 춥네, 그치?"
 
나츠네는 웃으며 그의 아이를 바라보았다. 갓난아기인 그의 아이는, 매우 예쁜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그녀를 두고 떠난 남자가 너무나 미웠지만, 그녀의 딸이 그와 꼭 닮은 모습을 보니 아이를 바라볼 때 마다 어느새 마음이 따듯해지고 마는 것이었다.
 
 
 
 
 
 
 
 
 
인력 지하철 2
 
 
 
그녀와 그가 일하는 편의점의 점장, 이치로 씨는 기이한 구조의 만남을 하고 있었다.
 
 
 
나츠네는 그녀의 아이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비울 수 밖에 없는 날이 있었고, 
원래 그 때 받아야 했던 수당 또한 포기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알바를 비우게 된다면 이치로와 다른 일을 해서 돈을 받았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것이 쉬워져, 가끔 돈이 필요하게 되면 나츠네가 먼저 제안하는 날도 생겼다.
 
 
 
"저기 나츠네, 오늘도 괜찮은 거야?"
 
 
 
"네 뭐.. 그렇게 해요."
 
 
 
오늘도 어김없이 우에다역 앞 허름한 B모텔에서의 만남이었다. 


다른 날과 다를 것 없는 날이었지만, 그날에 나츠네의 깊은 불행이 시작되었다.
 


이치로는 사십줄에 들어선 노총각이었다. 


부모와 주변인들의 눈초리가 좋을 리 만무했고, 제대로 된 연애를 해 본 적도 없었다.

 
그런 그는 대학을 졸업 한 후 취직을 했지만 사회생활이 너무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단독의 판단으로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그리고 다년간의 히키코모리 생활, 그런 아들을 보는 부모는 보다못해 본인들이 모은 재산에 빚까지 더해 이치로에게 편의점을 차려주게 되었다.
 

이후 잠깐은 그가 정신을 차리고 착실하게 사는 듯 했으나, 
우연히 어느 날 미혼모를 아르바이트로 쓰게 되는 일을 계기로 그는 바뀌었다.

 
그 미혼모는 편의점 주인인 이치로를 착실하게 이용했다. 
감정에 호소해서 돈을 빌리는 것은 물론, 아르바이트 시간에도 나타나질 않았다.
 

결국에 보다못한 이치로가 해고를 통보하자, 
미혼모는 이치로에게 계속 일을 하게 해 주는 대신에 잠자리를 제안했고, 동정인 이치로는 그것을 승낙했다.

 
이후 시간이 흘러 미혼모가 어떤 비즈니스맨과 재혼을 한다는 소식과 함께, 그녀는 편의점에서 떠났고 아르바이트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이치로는 그런 관계에 이미 중독되어버렸다.
 

그래서 이후 가정사에 문제가 있는 여성, 미혼모 여성, 편부모 여성, 가출 청소년 여성만을 대상으로 해 일거리를  주었고, 그들과 계속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오던 와중 이번에는 나츠네의 차례였던 것이다.
 

나츠네가 말했다.
 
"사장님, 이번 달 월급에 4만 엔 정도만 더해 주시면 안될까요..? 아이 병원도 데려가야 하고.. 접종 때문에요."
 

이치로는 항상 그렇듯 흔쾌히 승낙했지만, 항상 그랬듯 더 쾌락적인 방법을 제안했다. 즉슨, 피임을 하지 않기를 원한 것이다.
 

나츠네는 너무 놀랐지만, 사만 엔 이라는 돈을 미리 받는건 지금 매우 중요했다. 결국 그녀는, 피임약을 먹는 방법을 택했다.
 

이후 수 개월은 그런 상황이 지속되었고, 당장 동안은 형편이 좀 나았다. 

그녀가 충격에 휩싸인 건, 약으로 안심하고 있었지만 테스트기를 사용해 본 어느 날이었다.

 
아르바이트도 결근했고, 분노와 무기력함과 충격에 빠져 방구석에서 그의 딸도 방치한 채 하염없이 울기만 했다.
 
그 순간, 핸드폰이 울렸다. 이치로의 문자였다.
 
 
 
- 저기 나츠네, 무슨 일 있는거야? 결근을 하려든 문자라도 남겨야지. 이런 식이면 돈도 못줘.
 
 
웃기지도 않았다. 그깟 쾌락이 뭐라고 돈 몇푼에 나와 나의 아이의 인생을 팔았는가, 배에 있는 그 괴물같은 놈의 자식 또한 역겨웠다.
 
따듯한 장판을 틀어 그 위에 딸을 눕힌 다음, 옷을 챙겨 입고 예전 남자친구를 떠나보낸, 지금 내 인생을 망쳐버린 일이 시작된 곳으로 돌아갔다. 
 
아, 우에다 역. 이 역이었다. 분명 삼 년 전의 이곳이었다. 

나를 데리러 온다고 다정한 말투로 말했지만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차가운 눈빛을 보았던 이곳.
 
나츠네는 한 번도 그 역에서 떨어져 살아 본 적이 없다. 

사실은 그를 기다렸던 것이었을까, 그치만 이제는 아무래도 상관이 없는 것 같았다.
 
열차가 올 때 눈 한번만 감았다가 뜨면, 정말 모든 걸 끝낼 수 있을까? 
 
생각을 끝마치지도 못했는데, 열차가 곧 도착한다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그랬으면 좋겠네.. " 
 
곧 열차가 들어오고, 나츠네는 무언가 결심한 듯 한 눈을 하고 열차로 몸을 기울였다.

간이 기차역 뒤로 소복히 쌓인 눈에, 12월 임에도 벚꽃이 내렸다.

이후 기관사의 증언에 따르면, 나츠네의 눈은 기관사를 똑바로 바라보며 슬픔과 공포에 휩싸인 눈이었다고 한다. 

분명 그녀도 세상에 많은 미련이 있었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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