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때 우리 집과 사이좋게 지내던 새댁 부부가 있었다.
아저씨는 한달에 한번 정도 지방 출장을 나가셨는데, 아줌마(20대 초반)는 그때마다 무섭다며 어머니께 말씀드려서
내가 아줌마와 갓난아이와 함께 그 집에서 잠을 자곤 했다.
뭐 용돈도 주시고 맛있는 것도 주시고 해서 나쁘지는 않았지만, 속으로 '어른이 뭐가 무서워서 혼자 못잘까?' 라고
생각하며 피식 웃은 적도 있었다.
그 젊은 부부의 집은 도시 한가운데 있는 집이었고, 대문을 나와 30초면 6차선 대로가 있고 버스정류장이 있는
평범한 2층 상가건물이었고, 2층은 아줌마 남동생이 살고 있었는데 군대를 가서 거의 비워져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오랜만에 다시 그 집에서 잠을 자고 바로 학교로 가려고 인사를 드리고 현관을 나와 대문을 나서려던
그때 웬지 모르게 뒤를 돌아 마당쪽 화장실을 바라보았다.
반투명 유리로 된 작은 화장실이었는데, 평소에도 왜 저기에 화장실이 있지? 라고 궁금해 했던 곳이었다.
아무튼 나도 모르게 뒤를 돌아본 그때 화장실 반투명 유리에 머리가 길고 흰옷을 입은 여자가 가만히 서서 나를
뚫어져라 보고 있는 것이었다. 그 집에는 아줌마, 갓난아이, 나외에는 그 누구도 없어야 되는데 너무 놀랐다.
반투명 유리 사이로 보는 것이라서 이목구비는 볼 수 없었지만 여자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그 여자는 아무런 미동도 없이 반투명 유리를 통해 나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고 정말 무서웠고 본능적으로 매우 위험
한 존재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대략 3~4m쯤 되는 거리에서 사람인가 귀신인가 하는 호기심과 공포사이에서 나는 그 여자의 정체를 확인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천천히 화장실로 가서 문을 열어제치고 대문으로 뛰어간 다음에 뒤를 돌아 확인해 보자는 계획이었다.
몸을 숙이고 화장실 문고리만 바라보고 한발 내딛는 순간 그 여자가 그 자세 그대로 밑으로 내려가는 것이었다.
전에 그 화장실을 한번 가본적이 있지만 정말 비정상적으로 좁은 화장실이었는데, 사람이라면 조금이라도 기척이라는
것이 있어야 할텐데, 정말 1mm의 미동도 없이 선 자세 그대로 일직선으로 내려가는 모습이 마치 땅으로 꺼지는 것 같았다.
반투명 유리 너머로 그 여자가 사라질 때 까지 바라보던 나는 너무 놀라 "악" 소리를 내며 대문을 열고 도망쳤다.
아마 9월초 맑은 아침 8시쯤이었을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나는 이 일을 20대 중반이 되기까지 기억하지 못했다. 그 후로 귀신이야기나 영적인 이야기는 철저히
무시하며 그런게 어디있냐며 살아왔다.
인터넷에 글을 올린적이 몇번 되지는 않지만 얼마전에 유튜브를 통해 공포라디오를 보고 나도 내 경험담을 올려보고
싶어서 주작 1도 없이 있는 그대로 올려본다.
구글 거리뷰로 그 집을 찾아보니 아직도 있고 1층은 피자집을 하고 있더라.
마지막으로 흉가(폐가 아니고)는 절대로 가지 말라고 충고하고 싶다. 가지 말라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나는 홀로그램 외계인 봄 우리집 신발장에서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