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28이고 대충 5년 조금 안된 이야기임
20살 9월 입대해서 22살 6월 제대하고 난 후 대학교는 적성에 안맞아서 때려치고 싶었지만 부모님 눈치 때문에 하고 싶은 일 찾아볼 시간을 가지고 싶다고 휴학을 했었음
이것저것 알바도 하고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해봤지만 결국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보겠다던 초심과는 다르게 그냥 하루하루 알바하고 좋아하는 운동 하고 대충 술 마시는 삶에 익숙해져 버린거...
그러다가 문득 한번은 현타가 심하게 왔는데 대학교는 죽어도 돌아가기 싫고 그렇다고 내 적성에 맞는 미래도 없을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음
그때부터 술에 제대로 빠지기 시작한거임
알바해서 한달 버는게 150 정도였는데 그중 친구들이랑 술 먹는데 쓰는게 120정도??
친구들 다 대학생이고 아직 군인이고 "알바라도 하는 내가 술은 사줘야 하지ㅋㅋㅋ" 라는 마인드를 가진 정말 마냥 순수했던 딱 그 나이때 쯤의 그런 생각이었다
(정말 친한 부랄친구 세명이랑 술 먹을때는 내가 많은 부분 부담하는게 보통이었고 그냥 보통 고등학교 친구들 만나서는 N빵 했음)
근데 그 술 마시는 빈도가 너무 자주였다는게 문제임
일주일에 최소 5일 많으면 일주일 풀로 마시고 다녔고 한번 마셨다 하면 최소 4병 잘받는 날은 여섯일곱병까지도 마시고 다니는 이런 생활을 대충 1년 조금 안되게 함
술을 이렇게 마시니 자연스럽게 좋아하던 운동도 쉬기 시작했고 내가 아직 젊어서 느끼지는 못했지만 술과 미래에 대한 걱정 때문에 심신이 약할대로 약해졌던거 같다 (이때 겉으로는 외향적이고 강해 보이는 내 이미지와는 달리 내 인생은 망한거라고 자존감이 정말 바닥을 치고 있던 때 엿음)
때는 23살 가을쯤...부모님이 나 빼고 여행을 갔는데 우리 집이 비는게 흔치 않은 경우라 부랄친구들 불러서 집에서 내가 요리한거 먹이면서 술 먹고 싶은거임
그래서 부랄친구 세명한테 카톡 돌리고 한명은 안되고 두명이 오케이 해서 설레는 마음으로 저녁에 먹을 안주를 요리하기 시작했음
메뉴 뭐 할까 고민하다가 친구들 좋아하는 연어사시미랑 그때쯤 에어프라이어가 대유행하던 시절이라 삼겹살통구이 준비하고 국물로는 바지락술찜 그리고 거기에 맞는 화이트와인 레드와인 한병씩이랑 소주도 사왔음
친구들 먹일 생각에 신나게 요리하고 저녁 6시쯤 친구 두명 와서 술 먹기 시작하는데 평소 술집에서 마시는것과는 다르게 너무 행복했음
1차로 이마트 가서 사온 연어를 내가 직접 사시미 떠서 배랑 완두콩?비슷한거랑 그냥 진짜 술집에서 나오는 연어사시미 처럼 준비했고 화이트와인이랑 맛있게 먹고
2차는 연어 먹을 동안 에어프라이어에 돌리고 있던 삼겹살통구이랑 미리 끓여놓은 바지락술찜, 술은 레드와인 & 소주 맛있게 먹음
그러다 안주가 부족해서 친구들이랑 집 앞 편의점 가서 냉동만두 사오다가 치킨신드롬 방문포장 9900원 행사하길래 치킨이랑 맥주까지 더 사서 집에 들어옴
만두는 전자렌지 돌리고 소맥 말면서 티비로 영화보기로 함
그때 정한 영화가 고전명작 '실미도' 였음
기이한 경험은 여기서부터 시작임
나는 원래도 술을 빨리 마시는편이고 친구들에 비해서 주량도 많이 강하다 보니 남들 한잔 마실때 혼자서 두세잔씩 마심
근데 집이라 편한거였는지 친구들이 내 요리 맛있게 먹어줘서 기분이 좋았는지 그날따라 자작도 더 많이하고 더 빨리 마신거임
실미도 영화상 설경구랑 범죄자들이 배 타고 섬에 들어와서 강제로 군복 갈아입는 그 장면까지 본 기억이 남
몇시 인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눈 뜨고 보니 내 침대에 누워서 잠자고 있었음
근데 한가지 이상한게 있었다...난 아주 어릴 때부터 방문을 닫고 자는 습관이 있음
이건 십수년 된 습관이기 때문에 술이 아무리 취해도 아무리 정신이 없어도 내가 잘 때 방문을 닫는건 무의식적인 행동임
근데 그날 눈 떠보니 방문이 열어둔 채로 잠이 들었던거임
그리고 그 방문 바로 바깥에 친구 중 한명이 땅바닥을 멍하니 보고 가만히 서있는거였음...
(지금부터 이 친구 이름을 '민수'로 하겠음...당연히 가명)
"민수 니 거기서 뭐하는데?"
"..."
"지훈이는 갔나??"
"..."
지훈이는 우리집 바로 옆 걸어서 10분 거리라 걸어서 갔는데 민수는 지하철타고 30분거리라 술먹다가 막차 끊겨서 집 안가고 우리집에서 자려나보다 라는 생각이었고 내 말에 대답 없는것...왜 잠은 안자고 방문 밖에서 바닥보면서 그냥 멍 때리고 서 있는것...이게 지금 생각하면 당연히 이상한 상황인데 그때 당시에는 이상하다는 생각을 못함
"민수 거기 서 있지 말고 여기 온나 같이 자자"
그리고는 민수가 내 침대로 올라와서 누운 상태로 같이 껴안음
근데 갑자기 민수가 성적으로 끌리는 느낌이 나는거야...
'뭐지...? 왜 갑자기 이놈이랑 섹스가 하고싶은거지...??' 라는 생각을 하자마자 민수가 뽀뽀를 하기 시작하는데 나도 거부하지 않고 같이 뽀뽀를 하게됨
서로 가벼운 뽀뽀 하면서 손으로 목도 휘감고 등도 만지작 하고 키스까지 하고 점점 더 끌려서 결국 오랄까지 받게 됨
그리고 더 이상의 기억이 없음...
아침에 일어나 보니 내 눈 앞에 민수는 없었다...그리고 든 생각이 '아 ㅈ됬다...이거 민수랑 어떡하지ㅅㅂ'
방문 역시 열려있었고 방을 나와서 "민수~어딨는데" 라고 집을 둘러봐도 민수는 집에 없었음
'하...이 새끼도 눈 뜨자마자 당황해서 나 안깨우고 일단 집 갔구나' 라고 생각했음
한참을 고민하다가 민수한테 카톡을 함
내용이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는데 대충 이런 내용이었음
"민수 니 집에 언제갔음?"
"나 어제 니 영화 시작하자마자 자길래 영화만 다 보고 지훈이랑 같이 집 왔는데? 택시요금 존나 나옴ㅅㅂ"
"??? 어제 니 우리집에서 안잤나?"
"나 어제 지훈이랑 같이 나옴"
나는 이때부터 소름이 끼치기 시작했음
민수는 영화만 다 보고 지훈이랑 같이 집을 나갔고 지하철이 끊겨서 택시타고 집에 갔다는거다
이건 지훈이한테도 확인 한 사실임
그렇다면 내가 민수인줄 알고 같이 키스하고 애무하고 ㅇㄹ까지 받은 그 상대는 무었일까?
단순 꿈이었다고 하기에는 이해가지 않는게 많다
첫번째로 꿈은 일어나면 '아 꿈이엇구나' 라는걸 스스로 느끼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샤워하다가 내가 무슨 꿈을 꿨는지 조차 다 잊어버린다
근데 내가 경험한 것은 잊혀지긴 커녕 점점 더 내 기억에 강하게 남기 시작하게됨
입술끼리 맞닿은 느낌...키스 할때 닿던 혀...서로 꽉 껴안았을때 느껴지던 체온...등을 스다듬던 내 손...이 모든 촉감과 온기가 너무 선명했다
심지어 현실에서 느낀 촉감보다 더 선명한 느낌이었음
둘째로 귀신이었을까? 를 생각 해보면 가장 가능성이 높지만 귀신은 체온 같은게 안느껴지는걸로 알고 있음
근데 아까도 말했지만 그때 민수를 만지던 내 손에 남아있던 감각과 내 몸에 느껴지던 체온은 한달정도 잊지도 못할정도로 강하게 남아있었음
셋째로 열려있던 방문...꿈이었다면 일어났을때는 문이 닫혀있어야 정상이겠지만 실제로 아침에 눈뜨고 봤을때도 방문이 열려있었음
이건 내가 십수년동안 방문을 열고 잔적이 없기 때문에 (심지어 그날 이후로 지금까지 단한번도 방문을 열고 잔 적이 없음) 절때 내가 실수로라도 방문을 안닫고 잠들었다는건 말이 안됨
지금 생각하면 그때 몸도 그렇지만 정신적으로나 마음이 너무 약해져 있어서 뭔 일이든 일어날 수 있었겠구나 싶음
이 이야기를 한참 후에 민수랑 둘이서 술 먹다가 ㅇㄹ은 빼고 키스까지 했다고 순화시켜서 했는데 개맞을뻔함ㅋㅋㅋㅋ
근데 요즘도 가끔 문득 그때 그건 뭐였을까? 라는 궁금증과 함께 떠오르는 일이라서 그냥 글로 써봄
존나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