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한테서 여태 느껴보지 못한 역겨움을 느꼈다. 단지 동물적 본성에 따라 행동하는 그저 한 짐승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그 자리서 경악을 금치 못 했고 저딴 쓰레기의 피가 내 몸에서 흘러간다는 사실 자체를 믿지 못 했다.


"이 씨발새끼야!!"


외마디의 비명과 화가 잔뜩 난 듯 입에선 거친 한 마디가 계속 튀어나온다. 이런 역겨운 광경을 자식이 목도했다는 것과 더불어 이미 그 나이에 걸맞게 행동거지를 보여야 하지 않나 그러나 문을 닫으라는 소리에 난 이 싸움에서 관여하면 안 되는 터라 아무 말 없이 문을 닫으려고 했다. 꼬락서니도 보기 싫어서 한 말인지 몰라도 문을 닫으려는 찰나


"문 닫지 마라"


저 멧돼지 새끼 한 마리의 입에서 저런 말이 튀어나왔다. 허나 난 그 말도 듣지 못 한 채 문을 닫아버렸다. 말조차 듣지 못 하고 닫아버린 것에 대해 안절부절하고 있을 즈음


"이 새끼가!!"

하면서 문을 벌컥 연다.


"너 지금 나 개무시하냐?!"


아버지의 목소리는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큰 분노가 그려져 있었고, 눈빛에서는 가족에 대한 존중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 순간, 나는 더 이상 그를 가족의 일원으로 볼 수 없었다. 아버지라는 존재가 내게 주는 의미가 이렇게나 송두리째 무너지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나는 당황했지만,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했을 것이었다. 그저 치가 떨린다고... 나이에 걸맞지 않게 그런 행동을 해도 되나 그런 생각이었을까... 하지만 치가 떨린다는 말 자체가

국어사전에도 있을 법한 말이었을지 몰라도


"뭐? 치가 떨려?"


그러면서 벅차고 나와 싸울려고 할 기색이었나 그러는 모습을 갑자기 어머니가 막아선다.


"제가 나더러 치가 떨린다고 말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