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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시승(白話詩僧)... 왕범지(王梵志) 590?~660

무제(無題)

내가 버선을 뒤집어 신으니
뭇사람들은 잘못 신었다 하네
얼핏보아 그대의 눈에 거슬린다 하여도
내 발이 편한 것을... 

 

위 시(詩)는 처음부터 시제(詩題)가 없었다.
오언절구(五言絶句)의 내용만 있었을뿐...
 

옛날 사람들이 신었던 버선은
바느질부분에 시접을 접어 꿰메고 꿰멘쪽을 안으로 뒤집어서
겉에서는 두툼한 시접부분이 보이지 않는다.
사실 버선을 신은 사람은 발바닥이나 발등에 시접부분이 걸려 좀 불편하게 되어 있다.

요즘의 버선처럼 얇고 매끈한 천이 아닌 당시에는
삼베나 무명으로 버선을 지어 신었을 텐데...
그 불편함이 컸을 것이다.
이렇듯 살다보면 본인의 편안함보다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여
겉치레에 신경을 쓰고 사는 부분이 많다.

윗 시(詩)는 인간사(人間事) 겉치레를 꼬집은 수작(秀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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