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
감추어둔 옷장을 열어젖힌다
옷걸이가 애달프게 매달려 있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앙상한 옷걸이가 피가 나도록 매달려 있다
알몸인 옷걸이는
비쩍 말라 뼈만 남았다
나는 천천히 옷걸이에게 옷을 입힌다
목이 쓸리자 눈썹을 찡그리며 괴로워한다
아랑곳 않고 두꺼운 코트를 입힌다
옷걸이가 나를 비웃는다
그 웃음에는 어딘가 금속 같은 데가 있다
나는 옷걸이를 들쳐 매고 세탁소에 간다
코트를 입은 그녀가 중얼거린다
내가 그곳에 가면 너는 죽어버려라
그녀가 나를 저주한다
너는, 너는 죽어버려라
너는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다
나는 차마 더 들을 수가 없어 귀를 막는다
어느 날 옷걸이는 목을 매달았다
어쩌지도 못한 채로 옷장에 그대로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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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인화좀그만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