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해사
슬픔이 온다고 눈물이 흐르진 않는다
눈물이 흐른다고 슬픈 것만도 아니다
항해사의 돛단배는 그저 그런대로
슬픔이 마련한 눈물 위에 떠있을 뿐이다
가라앉기만을 기다리며
아무런 저항도 없이
부유하는 그 배
어리석게도 그런 배는 가라앉지 않는다


그리하여 항해사는 그 배에서 탈출하여
곧장 눈물에 잠수를 하여야 했다
눈물에 적시고, 헤엄치고, 허우적거리고
숨이 차는 저항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초연한 섬 앞에 닿을 거란 믿음
나도, 너도 휩쓸리며 표류하던 눈물을 벗어나
충만해서 나누고픈, 인생이라는 모두의 그것
눈물의 척력에 밀려
잠깐 멀어져있던 인생을 찾아
우리도 인생을 살았다고
살고 있다고
슬픔 또한 인생이란 미지의 좌표를
고독의 항해사는 비로소 찾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