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라이터

일회용 라이터  
가스는 다 닳고  
부싯돌은 먼저 지쳐버렸다  
버려야 할 운명  
그저 쓰레기통에 던져질 뿐  

여자는 청춘을  
욕망으로 문란하게 보내  
그 순간마다  
라이터가 켜지는 소리  
불꽃이 서로를 탐닉하며  
쾌락의 불길이 피어오르고  
그 불빛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잃어갔다  

그 여자를 사랑한 남자는  
성공하기 전엔  
그녀의 시야에 없는 존재였다  

성공한 후  
드디어 그녀와 나란히,  
어둠 속을 가르는 헤드라이트처럼  
남자가 쏟아내는  
재미있는 이야기에도  
조수석에 기대어  
잠든 그녀의 얼굴은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처럼  
그 안에는 텅 빈 메아리만이 울렸다  

남자는 깨달았다  
그 여자의 가슴 속에  
이미 가스는 다 떨어지고  
불이 켜지지 않는  
일회용 라이터와 같다는 걸  

그렇게 남자는  
더 이상 필요 없는 물건처럼  
그녀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쓰레기통에 던졌다  
텅 빈 공간만이 남아 있었다  
텅 텅 텅…  

75e98670c68a6b8223ef84e0429c701bbf2cf9e898a84d53e51b735d347035798469cdd7a547b31f6823ed41dd0e8db32298

- dc official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