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난 그 곁에 무심히 자라난 풀꽃을
멍하니 바라본다.
목젖을 탁 치는 무거운 솔향의 럼주를 마시듯,
이 싸늘한 골목 구석엔 그에 맞는 검고 탁한 꽃이 핀다.
몇 가닥 꽃이 핀 길을 오선보 삼아 하나 둘 출구를 찾아
걸음마를 떼보지만, 지면과 맞닿는 내 구두는 그 길을
보지 못해 무겁기만 하다. 내 눈알 한 짝을 발끝에 달아
앞으로 가는 길 훤히 보이면 좋으련만
이 한심한 구두는 허락해 줄리가 없지.
Da Capo.
골목길. 난 그 곁에 무심히 자라난 풀꽃을
멍하니 바라본다.
목젖을 탁 치는 무거운 솔향의 럼주를 마시듯,
이 싸늘한 골목 구석엔 그에 맞는 검고 탁한 꽃이 핀다.
이번엔 구두를 벗어 땅을 밟아
차가운 도심의 온도를 조금이나마 직접 느껴본다.
그렇게 맨발인 채 흐릿한 거리를 걷다보니 참 풍경이
이상하다. 신호등은 꺼져있고, 자동차는 직진을 모른다.
늙은이들이 자동차를 애써 밀어보지만
당연히 밀릴 턱도 없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눈을 달고
어찌 젊은이의 앞길을 막을 수 있겠는가.
이런 나의 어린 생각에 동의라도 하듯
도심의 매캐한 연기는 걷힐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내가 이 도시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그저 암울한 새시대를 맞이하며
초라히 늙어가는 방법 뿐인가.
나는 이 도로를 횡단하는 유일한 이방인이 되어
일렬로 늘어선 가로등을 음표에 빗대어 속주한다.
차의 속력을 높일 때마다 배기관은 매연을 끊임없이
뱉어내고, 그에 맞춰 내 머릿속은 안개가 깨끗이 걷히는
감각을 일궈냈다.
다만 문제를 깨달았을 땐 이미 늦은 걸까,
이젠 차를 돌려 돌아갈 도로조차
흐릿한 먼지로 덮여 흔적도 채 보이지 않는다.
Da Capo.
골목길. 난 그 곁에 무심히 자라난 풀꽃을
멍하니 바라본다.
이 꽃은 자라날 터를 잘못 정한 듯 싶다.
도시는 저혈압을 앓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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