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러 가는 거야

어디 이름 모를 곳으로 천천히 나아가는 거야

왕관과 무슨 목도리를 지닌 채로 

이름도 모를 곳으로 가게 되겠지


이제 그 왕은 효시되었고,

천천히 난 죽었고, 그렇게 나아가는 거야.

핏방울이 떨어지는 걸 보며 나는 눈을 떴으니,

이제 씨앗을 뿌렸노라


차가운 땅, 눈 내린 박토 위에

무언가 희망이 있길 바라며,

난 어디 어둑어둑한 곳으로 나아가러 가는 거지

그러다 불꽃이 나를 감쌀 때 


난 핏발을 휘뿌리고 나가리라

그 오염된 핏발을 내리고 가며,

이제 천천히 돌아서지 않고 나가는 거야.

모두에게 잊혀진 채로 나아가는 거야


그렇게 천천히 나아가다 보면

난 또 너를 만나게 될 날이 올지도 몰라.

그런데 결국 잊혀져 버렸지.

이제 자연 속으로 맺어져 버리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