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를 탔다. 그곳엔 외국인으로 보이는 남녀가 있었다. 펍키가 없어서 1층에 계속 머물렀나 보다. 먼 곳에서 온 손님 같아 보였다.

눌리지도 않는 9층 버튼을 누르며 뭐라 뭐라 그들끼리 얘기를 했다. 아무래도 곤란한 상황같아 보였다.

“캐나이 헬퓨?”

“예아 플리즈”

음, 그래. 내가 이 이방인들을 멋대로 들이는 걸 도와준다고 나중에 문제가 생기진 않겠지. 하지만 두려운 건 매한가지였다. 소신껏 나도 내 펍을 대며 9층을 누른다. 그러나 버튼은 묵묵부답이었다. 그래 이건 예견된 운명이었던 거야. 생각하며 13층을 나온다. 뒤는 돌아보지 않는다.

부엌에서 장바구니를 풀어헤친다. 그러다 문득 역겨워졌다. 다시 엘리베이터로 갔다. 그러나 그들은 이미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