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당신은 늘 그곳에 서있습니다.

우중충한 하늘에서 눈물이 떨어져도

아름다운 하늘에서 봄빛이 내려와도

당신은 늘 그곳에 서있습니다.


당신은 바위 같은 사람이라고

저는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압니다.


당신은 울지 않는 것이 아니라

눈물샘이 없어 울지 못 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신은 신음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입에 바늘이 꿰여있어 소리내지 못 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신의 어깨에는 늘 까마귀가 있었습니다.

버티고 있기에, 가벼운 건줄만 알았습니다.

이젠 저의 어깨에도 까마귀가 있습니다.

당신은 이 무거운 걸 어찌 버텼습니까?


이제 저에게는 들립니다.


어깨 위에서 우짖는 까마귀들의 고함 사이로

너무도 무거운 까마귀에 짓눌려

다리가 찢어질 것처럼 아파와도

다리를 구부릴 수조차 없는 당신의 설움이.


꿰여진 입 사이로, 사무치게 들려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