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1993년 가을.
형형색색 물드는 단풍잎 사이 너머로 그를 보았다.
약속 예정일에서 하루하고도 반나절이 지난 때였다.
나는 마루 위로 녹아드는 석양빛을 바라보며 그가 올 것이
라는 느낌을 받았다. 낙숫물로 세수를 하고 오는 별을
보았다. 깊은 산 속 일수록 해가 빨리 지는법이였다.
나는 깔끔하게 용모를 차린 뒤 직접 그를 맞이하기 위해
가파른 산을 내려갔다. 그러나 얼마 가지않아서 저 멀리
어렴풋이 이곳으로 올라오고있는 사람 형체를 보았다.
예고가 예고이니 만큼 허구헌날 보는 귀신은 아닐게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며 반가운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허나 들려오는 소리는 없이 묵묵부답이였다. 순간 빨라
지는 형체의 발걸음에 나는 갑지기 섬뜩해지는 것이였다.
그 속도는 평소 보았던 귀들과는 다른 걸음이였다.
나는 덜컥 겁이나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