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서요.
전 '나름대로' 상황에 맞게 '나름대로' 열심히 하며 살아왔을 뿐이라, 객관적으로 보통의 작가지망생들이 얼마나 노력하는지를 몰라요.
그래서 잠깐 예전 닉네임으로 돌아왔습니다.
전 고3때 처음 응모했지만 작품은 중학교 때 써놓은 것을 응모한 거였고, 그뒤로도 몇번 신춘 응모했지만 그건 그냥 모션 쇼로 백수면서 글도 안쓰냔 아빠 잔소리 피해서 빈 종이를 넣어서 보내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여튼 제대로 각잡고 등단 준비한 건 08년이고, 1년에 서너번 정도 큰 출판사에 투고했네요. 신춘은 소설 두번 정도 넣어봤구요. 시는 한 세번?
그리고 11년에는 딱 한번. 12년은 아예 응모안했어요 아무 데도. 13년 시인광장 최종 들고 아무데도 안하고 올해 시인광장 넣어서 된거구요.
전 이 정도로도 탈진하겠더군요.
동네 우편취급국 다녔는데 거기 혼자 업무보는 아줌마가 절 너무 짠한 표정으로 보다가 나중엔 한심하게 보길래
중앙 우체국까지 가서 응모했는데 거긴 한 두어번 정도에 절 외워갖고는 두꺼운 창작기금 응모작 붙일 때 보람차하더니
다시 신인상 응모 원고 들고가니까 얼굴이 와뜰 질려버리던데요?
그래서 내가 졸랭 한심하긴 한가보다,,, 해서 그 뒤로 그냥 멜로 응모하는 곳만 했어요.
근데 김해준이던가? 어떤 젊은 시인이 유명 문예지로 등단했는데
문창과 재학 중 200번 넘게 떨어졌다고 하더군요. 그것보고 경악했습니다.
근데 막상 등단자들 보면 한번에 됐단 사람도 있지만 의외로 최종심에 열번 스무번씩 오른 사람 많더군요.
제가 한 정도는 문창과 재학 중 다 하는 것인가? 싶어졌습니다.
그런데 전 또 문창과 가면 뭐 오규원 현대시작법 놓고 기본 배우고 주구장창 쓰고 합평하고
그런다고만 알고 있습니다.
뭐 일주일에 시 두편씩 과제해가야된다는 대학교도 있었구요.
대체 그들은 얼마나 읽고 쓰고 노력하는 겁니까?
전 얼만큼 해야 '객관적' 기준 안에 드는 거죠?
솔직히 전 앉아서 글쓴다는 자체가 별로 허락된 적이 없습니다.
고딩때부터 공장일 하고, 아파서 누워있는 날이 많았어요
근데 성동혁시인이던가? 무슨 병인지 모르지만 수술실 들락날락 거리며 시 쓰고 등단했단 분도 있으시더군요.
어쩄든 그 분도 문창아님 국문 출신이었던 것 같은데....
보통 문창과 생은 책을 1년에 몇권이나 읽습니까?
시 수업은 한 학기당 몇 편씩 써야하죠?
궁금해서요.
그리고 제가 컴퓨터가 꼬라서 자주 고장나서 매일 단골집 수리 기사 아저씨 부르는데
맨날 d드라이브에 있는 문서들을
필요없는 거라고 원래 버리려던 거라고 얘기해도 꼭 복구를 해주고 가십니다.
제가 "저 음악 이제 포기합니다" 라고 술잔 놓고 한숨 쉬는 락커로라도 보이나봐요 ㅠㅠ
진짜 딴 데 백업해놔서 그런건데 ; 별로 믿음이 안가나봐요.
으하하
...
그리고 단편소설 한편으로 한 학기를 다 공들인다는 게 맞는 얘기인가요?
물론, 아르바이트 하느라 바쁘고 그러기도 하겠지만.
그리고 교수들 심사위원들 욕 듣거나 할 때마다
내가 좋아하는 문인들은 안 그렇겠지 생각 합니다.
그리고 한쪽으로 쏠려서 볼 문제는 아닐거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글 못쓰면 공장에나 가란 건 진짜 욕 맞네요.
공장일은 아무나 합니까?
전 세상에서 공장일이 제일 어려웠어요. 진짜.
먹물만 먹고큰 식물들은 공장일 못해요. 적어도 돌은 씹고 자란 동물 쯤은 돼야 공장일 합니다.
근데 보통 그렇게들 말하더군요.
문창과엔 그나마 자기가 제일 잘하는 게 글쓰기라고 생각하는 애들이 온 것이다. 라고.
그런데 글이 별로면 다른 건 더 가망없는 거니까 가장 쉽게 생각나는 공장일이라도 하란 거죠.
근데 그건 언제까지 그 자신 선택이 진짜 옳은 경우에만 해당한 거 아닌가요?
박형서던가? 무슨 소설가 작품중 신의 아이들? 그런게 있는데
모두 재능을 타고났는데
전혀 그 분야가 아닌 데서 자기 꿈을 쫒다가 인생 허비하고 뜻밖의 재능을 운좋게 발견하게 되거나
뭐 그런 얘긴데
전 그게 맞다고 봅니다.
제일 나은 게 글짓기인데 글을 못쓰면 그사람이 제일 잘하는 일은
다른 거일 거예요.
공장일 말고요.
공장일은 몸 튼튼하고 날렵하고 민첩한 사람이 잘하는 겁니다.
아, 맞다. 아까 컴 기사 아저씨 얘기하다 말았징..
여튼, 제 책장에 '오규원 현대시작법' 꽂혀있는 거 보고
이제 뭔가 풋나기를 벗고 경건하게 임하는 습작생 보는 듯한 그런 분위기를 살짝 미묘하게 느꼈는데,,,,,
일단 이론 개념 머릿속에 아예 없으면 문학과외 강의 같은 거 못하니까 배워두려합니다.
다 배우고 나면 시 소설 과외나 (문학과외 왠지 이름이 거창해서 별로...)
창작교실 열 수도 있습니다.
으악. 또 안자고 니체 책 다 읽고 싶네요.
책세상 출판사 정동호 저. 니체.
완전 꿀잼.
여튼, 보통 문창과생이 책 몇권 종류별로 어떻게 읽는지
쓰기는 시 기준 소설 기준 몇편씩 쓰는지만 알고 싶습니당.
알려줍숑~!
보통 문창과는 별 의미가 없는 것 같고 공부 하다보면 열심히 한다는게 얼마만큼 하는건지 감이 오지 않아요? 그게 책상에 있는 시간이든 밖에 나가서 찌질거리며 술처먹는 시간이든 도달하려는 곳이 각자 다르니까 열심의 가치도 다르게 책정되겠죠. 등단이라고 다 같은 등단도 아니고 소품으로 신춘 등단해서 금방 잊혀지거나 계속 소품만 발표하는 작가도 있고, 전위로 등단해서 자기가 벌여놓은거 책임 지려고 한 순간도 쉬지 않고 끙끙거려야 하는 사람도 있겠죠. 주변 문창과생들 별로 공부 안해요. 일주일에 두 권 이상 읽는 사람 못 봤어요. 그게 이 동네가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보통들 그렇지 않나요. 단편은 하나 쓰는데 한 학기 걸리는 사람도 있고 하루에 한편씩 찍어내는 사람도 있기야 있겠죠. 한 학기 걸리는 사람은 한
난 노력한다는 기준을 이걸로 잡고 있음. 니 인생, 지나온 삶에 있어서 뭔가 노력한 대상과 그 대상과 관련된 것들을 죄다 빼버린다고 했을 때 남는 게 무엇인가. 남는 게 없을수록 노력을 했다고 생각함.
학기동안 쓸만큼 필요한 공부나 생각해야 할 양이 많아서 그런거 아니겠나 생각해요. 작품 크기를 어떻게 잡느냐는 또 다 사람따라... 그러니까 자기 작품 크기에 비례해서 이게 어느 정도의 시간이 투입되어야 하는지, 그 감이, 글 써놓은 거 보니까 와 있을 것도 같은데 모르는 것처럼 시늉하는 것 같기도. 초조해도 어쩌겠어요. 실력이나 독서나 경험이나 사실은 측정 가능한 수치도 없고 등단하기 전까지는 공부와 쓰기가 자딸에 불과한데, 그렇게 보면 이게 어디 간택이지 능력으로 등단하는 건가요.
그래도 비문창과인데 글 쓰고 있으면, 돈 좀 있으면, 문지 사이나 어디 글 쓰는 사람들끼리 부대끼는 곳에 가봐요. 기분이야 낫겠죠. 나야 가 본 적도 없고 갈 생각도 없어서 거기 어떤지 모르겠지만... 누구 괜찮은 글 쓰는 분이 그럽디다 돈 있으면 가보라고.
a 오후두시 감사감사! a님 말씀하신 '감'에 관한 설명에 한 작품에 얼마나 소요되겠단 느낌은 저 역시 갖고 있어요. 크고 무거운 작품은 학기 중 합평용으로 내놓기보다, 다른 작품으로 합평을 받고 감각을 익혀 뒤에서 매만져야할 것 같단 개인적 느낌이예요. 중요한 작품이라면 꼭 재학 중 쓸 필요는 없으니까. 그러니까 전 학내 커리큘럼 범위에서 교수님들이 의도하는 진도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어요 ㅎㅎ 일주일에 두권이상 읽는 사람 못봤다는 말씀 들으니 많이 생각 정리에 도움이 됩니다. 일주일에 두권이상 읽으면 되겠군요. (물론 분야별로 소요시간을 다르게 잡아야겠죠. 한권이 읽기 어려운 책이면 얇은 시집 한권이랑 같이 이런식으로 배분해서요)
그리고 오후두시님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전 시에 관해 관련된 것들을 빼버리면 , 글쎄요 응애하고 태어난 날 부터 한글떼기 전까지인 것 같고. 다른 연극 기준으로 생각하면 연극 빼고 시가 남고, 음악 기준으로 생각해도 음악 빼면 시와 연극이 남고, 그러네요. 두분 다 감사!
아 이제 곧 서울 올라갑니다. 문지 사이 같은 데는 아마 습작생들만 받을 거예요. 서울 가면 문학행사 많으니 그런 곳에 가려해요. 특히 재미공작소 시인 강연이랑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주최하는 행사들 연희문학창작촌 같은 곳에 많이 갈 겁니다. 어쨌든 a님 오후두시님 모두 감사! 굿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