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에 감사드립니다>
-걸스데이의 나무-


탁한 청색 하늘이
아직 하얀 눈을 안 감고
차가운 시선으로 방 안을 바라본다
잠이 깨버려 반 쯤 감긴 눈으로
얼음 결정들이 걸어가는 것을 본다

뛰쳐나간다
현관문까지 쉬지 않고

현관문이 닫히기 전에
현관문이 나를 닫아버리기 전에

하아
하아
영혼은 뿌연 입김이 되어...

땀은 얼굴위 얼어붙은 소금이 되어...

나는 의식만 넘쳐 흐르는 얼음 조각이 되어...

그러나
눈 깜짝할 사이,

고드름의 일부가 땅에 떨어져
물로 되돌아가는,
그래서 땅으로 스며드는
그 찰나의 사이

손은 손잡이에 닿았고,
손잡이는 돌려지며

현관문은 열림과 동시에
닫힐뻔한 나를 태양을 향해 열어준다

태양의 파장이
얼어붙을 뻔한 나를 흔들어 깨운다

기지개를 펴며 살얼음을 깬다
살얼음의 금사이로 희미하게 비치는
나는 생각한다

무엇이
애초에 나를 움직였으며
무엇이
손을 손잡이 닿게 만들고
무엇이
나로 하여금 저 태양을 알게 했을까

맑은 청색 하늘이
주홍빛의 눈을 뜨고
따스한 시선으로 내 안을 바라본다
살얼음이 깨져 해방된 자유로움으로
내 자신이 그 주홍빛 눈으로 걸어감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