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비 한차례 지나간 저녁

         더 요란해진 풀벌레 소리


         나를 부르는 소리인가 냇가로 간다


         음색이 다르고 리듬도 달라


         불협화음이지만 오묘한 합창


         메뚜기, 풀무치, 베짱이, 귀뚜라미


         야생화 덤불 속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


         살금살금 발길을 옮긴다


         저 화음 속에서도 톡 톡 튀는 건


         풀잎에 붙어 꼼짝 않는


         아름다운 방울벌레


         정교한 레이스처럼 얇은 날개 긴 꼬리


         맑고 또렷한 소리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다급한 외침인가


         깊어가는 가을 청아한 협주곡 들으며


         나도 마음이 분주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