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수많은 사랑의 양상이 있고, 그 사랑의 조건을 성립시키는 쾌락과 성욕의 조건들도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수 만큼이나 많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왠지 새드매저키즘이라는 양상에는 심한 거부감이 느껴진다. 그것의 외견적 지저분함은 그럴 수도 있다고 넘길지라도, 그 속에 숨겨져 있는 매커니즘은 결국 '권력'이 인간의 본능에 속하는 것이고, '복종'의 심리 또한 쾌락의 한 요소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에 다름이 아니니까.
나는 특별하게 인간의 양심을 믿는 편도 아니고, 인간의 사회가 일종의 '정치적이고도 도덕적인 정의'에 대한 합의로 구성된다고도 믿지 않으며, 그러한 목적을 향해 진보한다는 희망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그만큼 나는 인간에 대해서 비관적이다. 그리고 사랑의 심리에는 어느 정도 '지배'와 '복종'의 매커니즘이 작용한다는 것또한 충분히 이해한다.
그럼에도 SM에 대한 나의 본능적인 거부감은 어쩔 도리가 없다. 그 행위가 표현하는 의미에 대해서 나는 도무지 수긍할 수가 없다.
그것은 아마도 내가 나 자신을 타자의 눈으로 재구성을 하는 것을 통해서 인식하는 것이 아닌, -적어도 나 스스로는 - 오직 '나 자신의 확신과 나 자신의 증명을 통해서만, 그것이 유일한 나라는 오만한 자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SM그룹 사람들의 정체성과 그들의 기저를 내가 정확하게 모두 다 꿰뚫고 있는 것은 아니며, 그러한 성적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혹시라도 내 주변에 있어서 이 글을 본다면, 그분들에게는 꽤 유감이다. 나 또한 나 자신이 성적으로 그렇게 정상적이라 생각하지도 않고, 윤리적으로 올바르게 생활한다고 자부하진 않는다.
하지만 나는 타인의 시선에 나를 예속시키고 싶지 않으며, 타자들 또한 나의 시선아래 굴복하는 제스춰를 취하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 행위가 자발적인 것이라 하면 더더욱 싫다.
나는 이 세상과 너무 멀어지고 싶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너무 가까워지고 싶지도 않다. 세드매져키즘은 자유보다는 속박이, 자존보다는 절충이 생존에 더 적합하다는 사회적 상식에 대한 암묵적 합의로 -성적 관계로 연장되는 - 이뤄진 행위로 보인다는 것은 너무 지나친 오판인가.
사랑한다 하더라도 당신은 나의 노예가 아니다. 나도 당신에게 마찬가지이며.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차라리 사랑을 포기하는 것이 더 낫겠다.
하지만 모든 사랑이 지배와 복종의 양상으로 이뤄지는 것일까? 다른 형태는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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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핵심적인 내용이 빠져 있다. 왜 그럼 에세머가 아니면서 잔혹성과 광기라는 '현대 예술의 핵심적인 주제'에는 그토록 탐닉하냐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나는 조금 틀에 박힌 대답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그 부분을 의도적으로 생략한다.그 대답은 저 ' '안에 다 들어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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