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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색


그 흐름은 마치 인상 쓴 화가와도 같이 도도하게 오롯한 모습.


저 뱃머리, 넘실거리는 파도와 싸우는 일등 항해사의 굳은 손길로 헛된 망상의 실타래에서 그대들을 한올 한올 끌어내어

이 땅위의 말뚝에 꽁꽁 묶어 소리조차 지르지 못하게 가두어 보이고, 모두가 눈물짓는 감동의 순간에도 그대만은 담담하여

아무런 맥동없는 목석의 조각품 처럼, 떨어질 귀청이 들리지 않고 가슴치는 두 팔이 허공간을 두드리며 마주친 눈길조차

깜깜한 잠속의 일과 같고 딛고있는 땅조차 알 수가 없으며 하늘의 새가 소리없이 떠있고 구름이 흐르지 않으며 땅속의 물

음이 메아리치고 남자의 노래가 지팡이를 찾으며 여자의 눈속에 에일듯한 칼바람이 불어올 때,


그 순간에 드러나는 검정색의 도도한 흐름은 그대를 침묵하게 만든다.


의문이 풍선처럼 하늘 높이 날아가고 짧은 선율이 그대 가슴에 깊이 간직된다.


감도는 향기는 기관차의 경적소리와 같고, 맴도는 파도는 귓가에 부서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