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먼 고양이가 나를 반긴다

우린 서로의 그림자로 안부를 물었다

누구의 꼬리가 더 길까

흐린 눈으로 키 재기를 하다

같은 방에 앉아 서로를 바라본다

너는 오늘 선생님의 얼굴이다

벽에 걸린 내 가면의 수만큼 일순간

너와 나의 얼굴 위로 표정들이 스쳐지나간다

이곳에 주인은 없다

다만 여기는 낙원이 아니라고, 너는 말했다

가슴 한 켠 빈 자리를 너의 목소리로 메우다

보다 넓은 곳이 그리워 흩어진 기억을 적어 내려갔다

새벽이 머리를 삼키자

미리 맞춰둔 알람이 우리를 깨운다

작별인사를 하는 법을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일기의 한 페이지에 너를 적는다
 


1.눈 먼 고양이에 저녁의 인사를.
쓰다듬어줄 기세로 다가가니 피하는 본능적 움직임.
마침내 만난 두 그림자의 슬픔.

 

1.눈 먼 고양이가 나를 반긴다
우린 서로의 그림자로 안부를 물었다
누구의 꼬리가 더 길까

 

2.눈가의 뜨거움을 뒤로 하고
같은 방에서 너를 바라본다.
너는 나를 위로하는 선생님처럼 보인다.

 

2.흐린 눈으로 키 재기를 하다
같은 방에 앉아 서로를 바라본다
너는 오늘 선생님의 얼굴이다

 

3.벽에 걸린 초상화와 흑백화에도 순간,
너의 모습들이 이지러지게 지나가기 시작한다.
이곳의 주인은 없다. 다만, 낙원이 아니라고 너는 말했다.

 

3.벽에 걸린 내 가면의 수만큼 일순간
너와 나의 얼굴 위로 표정들이 스쳐지나간다이곳에 주인은 없다
다만 여기는 낙원이 아니라고, 너는 말했다

 

4.본능의 뜨거움이 알싸하게 배를 채울 때 울고싶어지며 보는 나의 전화기.
너를 향한 편지가 더 나을 것 같은 비겁함을 뒤로한채로 걷는다.

 

4.가슴 한 켠 빈 자리를 너의 목소리로 메우다
보다 넓은 곳이 그리워 흩어진 기억을 적어 내려갔다

 

5. 새벽의 활기참이 숨을 고를 때 모두가 일어선 모습이 보인다.
각자가 헤어지고 있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5.새벽이 머리를 삼키자
미리 맞춰둔 알람이 우리를 깨운다
작별인사를 하는 법을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