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을 감자 오싹할 정도로 완벽한 어둠이 찾아왔다. 암흑, 암흑, 암흑. 도깨비불처럼 암흑 속에서 선을 그리며 움직이는 빛은 그녀가 보려고 하면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 빛들은 물고기처럼 정처없이 움직이고 푸루스름하며 아주 희미해서,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도 도망가 버렸다.

무수한 생각의 편린들이 머릿속에서 은빛 비늘을 반짝이며 사라져 갔다.

낮고 깊은, 소리보다 느린 무언가가 울려 왔다. 물에 잠긴 시계탑에서 나오는 종소리가 희미하게 자정을 알렸다. 그녀는 환경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저 아래는 분명히 땅이었을 것이다. 꽃들도 보지이 않게 자랐을 것이다. 그 위는 하늘이 있어야 할 곳이다. 하늘이 있었다면 말이다. 그곳에도 꽃들은 떠다녔을 것이다.

가라앉은 도시 속의 깊숙한 곳에서, 그녀는 거대하고 평온한 자아를 느끼고서 무기력해진 자신을 발견했다. 익숙지 않은 감각의 소용돌이가 그녀의 정신을 휩쓸었고, 그 다음에는........


"당신은 나인가?" 부드러운 목소리가 물었다.
"아뇨" 그녀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아닌 것 같은데요."
크게 놀라는 분위기. "당신은 내가 아닌 것 같다고?"
"그래요. 어쨋든 그런 것 같아요."
"어째서?"  

 

그 말에는 적정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녀는 처음부터 대화를 시도해서 다른 결론을 끌어내려 했다. 그러나 다시 한번 "왜?" 라는 물음에 부딪힐 뿐이었다.


"이유는 모르겠어요." 그녀가 말했다.
"왜 아니라고 생각하지?"
"몰라요."


그녀는 자는 동안 내내 똑같은 꿈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_ "슬로 라이브", "마이클 스완익michel Swanwick - in the middle of -
from  <오늘의 sf 걸작선(황금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