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어머니 전상서
- 구광렬
어머니,
왜 난 살아생전 당신을 두고 몹쓸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난, 당신에게서 사람보단 새나 염소, 말, 양 같은 동물의 형상을 봤어요
상체가 두툼하고 하체가 가는 당신은
고대 유적지를 지키는 동물 수호신 같았지요
그 유적지 속엔 필경, 당신의 열 새끼들이 빠글빠글했구요
그러고 보면 당신은 글래머였어요
쩍 벌어진 어깨, 풍만한 가슴,
탐스러운 젖꼭지들이 관 두껑에 눌릴세라,
돌아가실 무렵까지도 오각형 관이 필요할 듯했지요
그러고 보면 이 아들은 당신을 민속촌 관광 패키지 상품 보듯 했네요
무거운 가슴을 지게 작대기인 양 애처로이 받쳐 들던 다리,
야들야들 그 다리로 고압 전깃줄 같은 세상을 부여잡던 아낙
다리를 다치신 뒤부턴 밥을 몰래 버리셨죠
동물 형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던가요
사각형 관에 몸을 맞추기 위해서였던가요
입관하던 날, 염쟁이의 가슴 또한 설레었을 겁니다
잠든 새처럼 한쪽 다리만 보여주셨지만,
관능미 넘쳤으니까요
그러고 보면 당신을 두고 몹쓸 생각만을 한 건 아니네요
당신만큼 섹시한 여인네를 만나면 묻지도 않고 청혼할 테니까요
내가 상체에 비해 하체가 부실한 편이지. 지금도 다리가 무지 시리네...
위 글...다소 당황스럽네. 여러번 읽어볼 필요가 느껴지는군.
헉...... 글래머 그린티 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