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녁 광역버스는 피로와 나를 뱉고 떠났다
네온사인들이 번쩍이는 사거리에 서다 너를 기다리다
여기엔 견딜만한 추위가 있고 어디론가 걷는 사람들이 있고 움직이지 않는 작은 소란들과 밤이 쳐 논 어둔 커튼이 있다
네가 오기 전까지 아무 것도 움직이지 않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 정지한 암실 안에서 온전히 너만을 위한 시간이 흐른다
너를 기다리는 추위 너를 기다리며 걷는 사람들 네가 올 때 까지 가만가만 제자리서 떨 소란들과 아직 네가 오지 않았기 때문에 어둡기만 한 밤
문득 그 중심에서 네가 나타나지 않는 거리를 상상한다

그런 거리엔
.......

하지만 네가 왔다
비로소 거리가 움직인다
추위는 여전히 견딜만 하고 똑같은 사람들이 걷고
비슷한 소란과 비슷한 어둠이 있지만

하지만 네가 왔다
비로소 거리가
내가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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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안묻히려나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