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내가 철학에 대한 식견이 넓지 않으며, 그저 아는 범위 내에서 떠오른 단상을 적었을 뿐이니 반박이나 지적도 환영임.

아퀴나스는 신 존재 증명의 다섯 가지 길에 대해서 논하는데

그 중 첫 둘은 "우주론적 신 존재 논증"이라고도 분류하는 것 같음.

이 둘은 결이 비슷한데,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음:

모든 현상에는 원인이 있고, 따라서 어떤 현상의 원인을 쫓고,

다시 그 원인의 원인을 쫓다 보면 더 이상 어떠한 것에 대한 과()로서 생겨난 것이 아닌 태초의 원인이 있음.


이 것은 스스로 존재하는 자, 즉 신임.

하지만 여기에 대해서 반박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 내가 들은 것과 떠오르는 것을 조합해서 몇 가지를 적어보자면

1. 원인의 원인을 계속 쫓더라도 여기에 태초의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닌, 어떠한 순환하는 구조가 있다면?

가령 이런 것임. 여기서 모든 것의 시작을 A라고 지칭하겠음.

그러면 A를 시작으로 인과의 굴레가 마치 도미노처럼 굴러가기 시작할 거임.

그렇다면 A는 '스스로' 넘어지는 도미노였으므로, 이 논증에 한해 우리는 이를 신이라 정의할 거임.

근데 만약에 도미노가 순환하는 구조, 즉 원형으로 설계되었다면?

가령 예를 들어, 이 우주의 멸망이 다시 이 우주의 시작으로 이어져서 이 우주가 영원히 반복되는 구조라면?

우리는 원인의 원인을 계속 쫓더라도 태초의 원인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음.

2. 순환하는 구조가 없더라도 인과의 굴레가 무한하다면?

아퀴나스는 우주론전 신 존재 논증에서 인과의 굴레가 유한하다는 가정을 하고 있음.

그렇지만 이 원인-결과 집합이 말 그대로 무한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가령 원인-결과 집합을 무한하다고 가정을 해보고 이를 정수 집합에 대응하는 사고 실험을 생각해볼 수 있음.

우리는 A라는 사건이 B라는 사건을 촉발하면 B를 A의 다음 수에 대응(즉 B=3 이면 A=2) 해보는 사고 실험을 할 수가 있는데,

(물론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이긴 하지만 논증을 전개하는 데에는 이런 가정에 
무리가 없다고 봄)


그렇다면 B라는 현상을 시작으로 원인의 원인을 쫓아가는 것은

3이라는 숫자를 시작으로 계속 2, 1, 0, -1... 이렇게 가는 것에 대응될 것임.

그렇다면 '가장 작은 정수'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태초의 원인 또한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 수 있음.

여기선 예시를 정수 집합으로 들었지만

만약 이 인과의 집합의 기수(cardinality)가 정수 집합이 아닌 실수 집합과 같이 '셀 수 없이' 많을 가능성도 논리적으로 배제할 수는 없음...



글은 이게 끝이고, 참고로 나는 유신론자임 ㅋ 근데 신의 존재는 물리적으로도 논리적으로도 증명하기 매우 어려운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