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단 전형적인 내 세계와 맞지 않는 사람들을 속으로 사람 취급 안 하는 오만한 부류의 인간인데, 이런 부류인 탓에 늘 나는 잘못 태어난 사람인 것 같다, 나도 주류와 같은 사람들로 태어났으면 이딴 고민따위 안 해도 될텐데 같은 생각이나 하며 살고 있음


철학이나 진리, 깊은 사고라는 것에 대한 관심은 아주 어릴적부터 있었음. 초2때에는 도서관에서 이해가 잘 가지 않아도 이해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매일 철학책 2권씩 꾸역꾸역 빌려다 읽기도 했고 이후로도 사회나 인간의 구조, 어떻게 돌아가는지, 행동하는지, 사회심리, 이런 것에 관심이 많았음


그런데 대다수 사람들은 나랑 다르더라고... 대부분은 그저 어떻게 연애하고 어떻게 먹고 어떻게 놀고 이런 주제에만 관심을 가지더라고? 덕분에 나는 내 또래와 대화하는 것보단 늘 어른들과 대화하는 걸 좋아하고, 그들과 대화할 때 나는 훨씬 더 많은 인정을 받고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기 때문에 더욱 만족했었음


하지만 역시 사람이란게 어쩔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인가봐. 결국은 나는 내 또래와 마음 깊이 통하고 싶었던거지. 언제까지고 나이 많은 사람들과만 대화할 수는 없잖아.. 하지만 나는 주류관심사가 남들과 많이 달라 사람들과 깊이 친해질 수가 없었음 


이로 인한 고립감과 외로움이 시간이 지나며 점점 깊어져가니 나는 점점 비뚤어져간 것 같음. 왜 사람들은 저런 피상적이고 한낱 한시일 뿐인 것들에만 환호하고 열광할까? 왜 사람들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쌓이고 쌓여가니... 나는 어느샌가 내 세계와 맞지 않는 사람들을 속으로 혐오하는 수준으로까지 변질되어있더라고. 심지어 나는 그들을 이해해보기 위해 그들이 좋아하는 주제나 관심사에도 관심을 가져봤지만 역시 내 입장에서는 전혀 좋아지지 않는.. 무의미한 것들이라는 생각이 바뀌지 않았음


여기서 양가적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데, 첫째로 내가 가끔 깊고 진지한 이야기를 할 때 사람들이 보이던 감탄과 놀라움의 반응, 그리고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대체로 맞아떨어지는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사고방식과 그의 행동에 따른 사실상의 정해진 결과‘... 이러한 점 때문에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내 판단이 옳은 것 같다, 내 생각이 틀리지 않는 것 같다, 남들이 여기까지 생각을 못하는 것이다라는 자기 합리화성 생각,


둘째로는 “하지만 나같이 극단적이게 생각하지 않아도 충분히 온건적이고 넓은 아량으로 사람들을 이해하고 이끌어주는 깊은 사고의 소유자들도 존재하지 않는가? “라는 나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대상의 존재와 많은 사람들이 말하곤 하는 “진정한 생각이 깊은 사람은 남을 함부로 평가하고 무시하지 않는다“ 같은 말들... 그렇다면 나는 뭐가 되는거지? 정말 나는 나만의 세계에 갇혀사는 뒤틀린 인간일 뿐인가? 라는 혼란적인 생각.


이제와서 나의 뒤틀린 마음에 대한 변호를 좀 해보자면, 아무래도 소수이기 때문에 남들에게 잘 공감받지 못하는, 그리고 그 이유가 ‘가치관‘이기 때문에 평생을 남들과 공감하며 살아가기 힘들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 여태까지도 평생 특이한 사람 취급을 받고 살아왔는데 앞으로도 내가 늙어 죽을 때까지 평생 저런 취급을 받고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니.... 나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다수에 대한 분노감이 쌓여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정말 훌륭한 사람이 되려면 이런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오히려 나서서 남들을 먼저 사랑하고 이해해야한다는 억울한 현실... 남들에게 공감받지 못해왔기 때문에 역으로 내가 남들을 공감해야한다니, 나에겐 너무나도 어려운 과제였음


과연 내가 이 비뚤어진 마음을 언제까지 가지고 살 것인가, 혹은 이건 비뚤어진 것이 아닌 정당한 마음인 것인가, 만약 비뚤어진 마음이라면 난 이걸 어떻게 극복해나가야 하며 정당한 마음이라면 난 이것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걸까? 또한 비뚤어진 마음이라면 내가 이렇게 비뚤어진 것은 나의 본성 문제인 것인가 아니면 환경 문제인 것인가?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나는 결국 어떻게 살아가야 이 모순된 생각들을 잘 합의시켜서 나에게 이상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게 되는 것인지... 요즘은 이런 고민만 하며 살아가는 것 같음. 과연 해결할 수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