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인간이 소비 욕망의 대상을 갈구하는 것은, 

외계(外界)가 아닌 내면에 그 시선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끊임없는 소비를 갈구하는 인간 내면의 소모적 원형 구조는 사실 그 자체로 영구한 것으로 존재하나, 역설적으로 외계(外界)의 유한한 소모 대상을 갈구한다. 그 구조에 의해 외계의 투영물들은 산입, 대체를 반복할 뿐이다. 비유하자면 소비라는 행위는 영구적 블랙홀에 끊임없이 세계를 투입하는 행위와 비슷한 것이다. 


결국, 외적으로는 인간이 외계의 대상을 갈구하는 것으로 보이나 사실은 내면에 원형적으로 존재하는 구조에서 기인한 현상을 밖으로 투영한 것일뿐 본질은 내적 구조에 있는 것이다.


대런 아로노프스키가 레퀴엠에서 다룬 인간의 욕망-소비 구조의 축약성과 기호화는 위와 같은 원형적 구조의 형이상적 역학이 어떻게 현실에서 인간의 인식과 행동, 세계에 투영되는지 잘 보여준다.


마르쿠제의 허위욕구라는 개념 역시, 이러한 역학이 단순히 세계의 실재적 요소에만 전적으로 기인한 것이 아닌, 인간 정신의 관념적 운동에 기인한 나비효과라는 바를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