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좋아 보이기만 했던 것들이 결국에는 내 뒤통수를 치는 경우가 많다.


물질적으로 너무 풍요로운 삶에 익숙해지면, 갑작스레 찾아오는 결핍을 견디지 못한다.


나는 군 복무 시절, 혹독한 미니멀리스트 생활을 했다. 그땐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 경험이 내게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깨달았다. 불편함과 결핍을 견디는 내성은, 그 시절에 길러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사회에서 사람들 간의 대화는 철저히 경직되어 있다. 사람들은 그 무리 안에 있을 때는 그 구조가 오히려 편하다고 느낀다. 낯설고 불편한 상황에 맞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무리에서 벗어나는 순간, 그동안 미처 보지 못했던 배제와 소외의 칼날이 돌아온다. 익숙함에 기대 살아온 대가는 냉혹하다. 결국, 그 구조는 자기 자신에게 더 불리하게 작용하게 된다.


한국 여성들이 유독 일정 나이가 되었을 때만 결혼에 집착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세대와 성별, 재력을 막론하고 ‘인간 대 인간’으로 대화가 가능한 사회라면, 다른 길을 가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은 다르다.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는 무리를 짓고, 자신과 조금이라도 다른 존재를 철저히 배척하는 문화가 강하게 작동한다.


미국에서는 타인을 만나도 굳이 가족 이야기나 사생활을 꺼내지 않고도 충분히 다양한 주제로 대화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일정 나이를 넘기면 마치 의무처럼 가족, 결혼, 자녀 이야기를 꺼내야 한다. 이런 틀에서 벗어난 사람은 곧바로 ‘이상한 사람’ 혹은 ‘문제 있는 사람’으로 취급받는다. 가정을 꾸리지 않은 사람은 자연스럽게 소외된다.


나처럼 “좆까!” 하고 혼자 지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구조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하지만 한국 여성 대다수는 그렇지 않다. 무리에 속하지 않으면 마치 죽을 것처럼 느끼고, 실제로 무리에서 이탈해 혼자 살아본 경험조차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사람들이 무리에 속해서 자신과 다른 존재들을 끊임없이 배제하고 소외시킨다. 그러다 언젠가 자신이 그 소외의 대상이 될까봐 두려워 미쳐간다.


그 모든 고통은 사실, 자신이 만든 구조가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것이다.


인과응보. 자업자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