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이 제도는 결과를 고르는 투표와 그 결과를 통치로 인정할 기준을 한데 묶는다.
문제는 이 둘이 같은 성격이 아니라는 데 있다.
후보 선택은 선호의 문제지만, 임계치는 승인선의 문제다. 즉 “누가 되면 좋겠는가”와 “어디부터 통치로 인정할 것인가”는 같은 층이 아니다.
둘째, 임계치를 평균내는 순간 개인의 판단은 그대로 서지 못한다.
내가 “90% 미만은 인정 못 한다”고 말했는데, 평균을 내서 65%를 기준으로 삼아버리면, 내 판단은 패배한 것이 아니라 재가공된다. 나는 65%를 승인한 적이 없는데도, 내 판단은 공동 기준 형성의 재료로 쓰인다. 이게 내가 걸렸던 첫 번째 걸리적거림이다. 할 생각이 없는 부분이 강제협상자리에 오른다.
셋째,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의 기준선까지 계산해서 표를 던지면 투표가 심리전이 된다.
원래 투표는 내 판단을 내는 행위여야 하는데, 이 구조에선 남들이 임계치를 얼마나 높게 잡을지, 어떤 전략을 쓸지까지 감안해야 한다. 그러면 표는 의사표현이 아니라 전략 입력값이 된다. 즉 정직하게 던져도 문제고, 계산해서 던져도 문제다. 개인의 투표가 다른 이들의 기준선까지 감안하는 해괴한 심리싸움이 된다.
넷째, 그래서 이 구조의 핵심 문제는 두 가지가 동시에 무너진다는 데 있다.
내 판단을 곧게 내면 평균에 갈려 보존되지 않고, 타인의 기준선을 감안하면 내 판단은 전략으로 변질된다. 결국 개인의 의사 보존과 정직한 표출이 둘 다 지켜지지 않는다.
다섯째, 통치 문제는 또 별개로 심각하다.
임계치 미달로 당선 무효가 반복되면, 그건 정당성 철학 문제가 아니라 운영 리스크가 된다.
지도자 공백, 권한대행 장기화, 책임 주체 불분명, 선출되지 않은 대행의 장기집권 가능성이 생긴다. 민주주의의 장점은 완벽한 지도자를 뽑는 데만 있는 게 아니라, 불완전해도 결과를 통치로 연결해 사회를 굴러가게 만드는 데 있는데, 이 제도는 그 접속부를 흔든다.
여섯째, 그래서 내 입장은 “좋은 목표를 왜 막느냐”가 아니다.
유권자 인정 강화라는 취지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그걸 실현하겠다며 민주주의의 핵심 안정장치까지 깨는 설계를 문제 삼는 것이다.
좋은 목표와 좋은 제도는 다르다. 취지가 좋다고 해서 설계까지 보완없이 용인해선 안 된다.
마지막으로 난 그대가 많이 부럽다. 이론을 세우고 사람들이 주목하며 건설적인(아마도) 토의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데서 너무 부럽다. 그렇다고 음험한 질투를 느끼는 건 아니지만, 이 서로의 생각을 섞고 즐거움을 느끼고 온전히 발전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음이 부럽다.
그러니 내 말이 좀 공격적으로 보이더라도 좋은 선물을 받은 셈 치고 너무 부정적으로 보지 말아주길 바란다.
6. 내가 깬 민주주의의 핵심 안전장치가 뭔지 좀 제대로 설명해주면 고맙겠는데. 권력 공백 문제? 그건 5번에서 말했고.
댓글 삭제된건 또 뭐람
댓글 삭제하는 게 일단 나는 아니니까 너라고 추정하고, 더 이상 대화하고 싶지 않은 거라고 판단하겠음 아니라면 알려줘
본문에 나와있는 것들을 말하는 것임. 그리고 삭제하지 않았음. 게시자가 댓글 삭제하면 게시자가 삭제했다고 나옴.
@가짜몽상가 이상하네, 세 번이나 삭제됐는데 뭘까
@Edwill 아마 단어선택 문제일거임
@Edwill 에이 지지 저런거랑 노시는 거 아니에요. 지지에요.
댓글 계속 삭제되네, 원하면 나중에 글로 정리해올려주던가 하겠음. 원하면 알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