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1이 있음. 학원에서 만났는데 일단 우리 둘 다 고3임.

걔가 먼저 말 걸었고 친해졌는데 친해진지 이틀차? 그 쯔음에 갑자기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자기가 지 학교에서 전교1등이라함. 난 얘가 전교1등인줄 몰랐음 공부를 그렇게 까지 잘한다는 생각이 안들어서. 

일단 그러면서 사실 자기가 부모님의 높은 학구열로 인해 어릴때부터 자유를 좀 억압받았고 그래서 지하철이나 버스같은거 하나도 탈 줄 모른다. 고등학교때 친구들끼리 놀러가본적도 없다. 난 무조건 의사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모님이 싫어한다. 라는식으로 계속 말함.

솔까 친해진지 어라 안되었는데 이런얘기 하는거 이상했지만 그땐 걍 그려러니 하고 들음. 근데 계속 듣다 보니까 얘네 학교가 걍 꼴통 고등학교였음. 일단 얘가 전교 1등인데 모의고사 1등급인 과목이 하나도 없다는거에서 1차 충격이였고 부모님한테 물어보니까 얘네 동네가 걍 못살기도 못살고 학군도 낮은 학교라고 말씀하시더라. 걔가 공부를 잘 한다고 생각이 않들었던게 ㄹㅇ 걔가 공부를 전교1등이라고 생각하기엔 못하는 거였음.(얘가 학원을 우리동네로 처음 오는거랬음. 거의 1시간 거리라고 하더라.)

반대로 우리동네는 부자동네이기도 하고 학구열이 엄청 쎄기로 유명하거든. 모고성적이 내신보다 잘나오는게 일반적이여서 난 걔가 전교1등이랬을때 모고 싹다 1등급인줄 알았음.

내가 우리쪽 이야기도 하니까 걔도 충격 먹더라. 근데 여기서 이야기가 끝날법도 한데 계속 지자랑을함. 

진짜 어느정도냐 하면 얘는 자기 학교 내신성적표를 가방에 고1부터 고3까지 다 들고다녀서 나한테 그걸 꺼내서 보여줌. 그리고 자기가 별로 공부 안했는데, 10일 벼락치기 했는데 전교1등했다는걸 진짜 입에 침이 마르도록 말함.

그리고 어느날 친구1이 예쁜 공책 하나를 가져왔길래 뭐냐고 물었는데 자기 일기장이라고 절대보지 말라더라. 근데 웃긴건 보지 말라면서 항상 내 바로 옆 책상에다가 놓아두고 집에 감. 걔는 집이 머니까 1시간 반 일찍 수업 나가거든. 근데 굳이 집에 안들고가고 일기장을 내 옆 책상에다가 두고다님. 의도가 느껴진달까...

막상 걔 옆에서 그 공책에 닿는 시늉이라도 하면 바로 뺏으면서 이 일기의 내용을 보면 진짜 내 추악한 모습을 보게 된다면서 절대 안된다고 함.

그래서 걍 궁금해서...어제 걔 수업 안와서 꺼내서 봤음. 근데 예상했던대로 걍 부모님한테 억압받아온 자신을 비련의 여주인공에 빙의된 느낌으로 서술해서 적어놨더라. 이상한 게이소설같은것도 뒤에 적어뒀는데 그건 왜 적은건지 모르겠음...이거 패션 우울증 맞냐.

참고로 걔 9월 모고 성적도 구라침. 탐구과목을 다 2등급씩 올려서 말했더라ㅋㅋㅋ나중에 선생님 서류에 애들 9월 성적 나와있는거 몰래 보고 알았음. 1등급씩도 아니고 2등급씩은 ㄹㅇ 양심 밥말아먹은거 아니냐.

(시발 이딴 애가 전교1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