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털어놓을데도 없고 익명을 빌려 그냥 대나무 숲처럼

얘기라도 해야 좀 내려놓을 것 같아서 쓴다.

우리 아빠는 삼남매중 막내인데, 태어나기 전부터

원하지 않았던 아이라 유산 시키려 했는데 태어난 그런 아이였다.

태어나보니 아버지는 바람 피우고 혼외자를 낳고, 가정 내에서

아내, 자식 할것 없이 폭력을 일삼았고

재산이 없는 편은 아니였지만 가족을 위한다기보단 

오롯이 본인을 위해서만 돈을 쓰는 그런 개인주의였다.

첫째 형도 이런 가정에서 올바르게 큰게 아니고, 폭력을 배워

밑에 동생들을 괴롭히고 때리기 바빴고 욕심이 많은 사람으로

자랐다.

둘째 누나는 커가며 우울증을 앓다가 정신줄을 놔버리고 

40년을 살다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그렇게 부모와 살기 싫어 서울로 떠났지만 한여자를 만나

고향으로 내려와 아버지의 일을 도우며 딸을 낳고 살았다.

아버지와 같이 하던 사업은 아버지로 인해 망했고 

아내도 미용실을 차려줬지만 외도를 저지르고 잦은 다툼으로 인해 빚만 남긴채 떠나버렸다.

시간이 흘러 부모가 늙어 봉양해야할때쯤 어렸을 때 사랑이

뭔지도 모르고 컸고 재산이 있어도 차나 집을 한채 받은건 없지만

아들의 의무감으로 늘 뒷일을 도맡아왔다.

그러나 가족들에게 고맙다는 말 한마디 받은 적 없고,

할머니가 편찮으셨을 땐 오히려 욕을 먹었다.

그리고 지금 노인 둘다 치매가 와있는 상태인데 손녀인 내가 거주하며 집안일을 하고, 약을 챙긴다.


모든걸 떠나서 이런 인생을 살아온 아빠에게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재산뿐인데 재산의 명의자인 할머니는 끝까지

우리 아빠에게만 재산을 주겠다는 소리는 안한다.

병원 한번 안데려가고, 신경조차 안쓰는 맏이에게 그래도 아들이라고 집 한채 해주고 빚도 갚아줬음 충분하다 생각하는데 말이다.


나중에 할머니가 돌아가신다면 아마 집안이 엄청 시끄러워지겠고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겠지.

난 이런걸 보면 가족이란게 무엇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