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누가 조민 관련 질문을 하길래 성심성의껏 답변을 해준 뒤 의천도룡기 결말 부분을 다시 읽었는데, 은소소의 유언이 일종의 복선이었던 것 같다.
의천도룡기 내 사건은 의도와 결과의 뒤틀림이다. 곽정 부부가 의천검과 도룡도에 남긴 희망도 사손의 복수도 장취산 부부의 죽음이나 호청우 부부의 대립, 양정천의 유언, 주지약의 일생 등등 수많은 사건이 의도와 어긋난 결과를 낳았다.
은소소의 유언인 '예쁜 여자를 믿지 마라, 어머니처럼 속임수를 잘 쓰니'는 그런 면에서 역시나 역설적이다.
장무기와 조민의 사랑이 해피 엔딩으로 끝난 이유가, 주지약의 물음 앞에서 장무기가 떳떳히 조민을 사랑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작가가 친절히 장무기가 주지약의 비위를 맞추려 들었다면 조민이 떠났을 거라 알려주기까지 하면서.
덤으로 원수를 똑똑히 기억했다가 복수하라는 유언은 사손의 결말과 명백히 대비된다.
결국, 작가가 의천도룡기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화두 중 하나는 세상사는 폭력이나 속임수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 같다. 진심대인이라 장무기가 자신의 진심을 거짓 없이 드러내는 데서 조민의 사랑과 주지약의 인정을 얻었고, 사손은 자신의 업을 정면으로 인정하는 데서 마음의 평온을 얻고 해탈할 수 있었다.
나온 지 60년이 넘었지만, 여러모로 정말 잘 쓴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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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그러면 1940년대에 나왔다고? 아님 김용거중 제일 먼저 나온게 서검은구록(청향비)인데 1950년대 소설임
쓰다보니 착각했음. 수정할께.
의천도룡기는 1960년 초반에 집필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