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에피소드는 내가 중학생이던 시절 친구와 관련된 이야기인데..

 

원래 오늘 쓰려던게 아니거든..

 

잊고 지내고 있었는데 방금전에 웹툰보다가 갑자기.. 급.. 아무이유없이.. 번뜩하고 떠올랐어..

 

이 이야기는 엄청난 공포와 숨막히는 반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발설하면 내 신변에 크나큰 위험이 생기는........건 아니고..-_-;;

 

그냥 까먹고 있었나봐..ㅋㅋ

 

지금도 완벽하게 기억나는건 아니라.. 중간중간 구멍나는 부분은 내가 알아서 메꾸도록 할께..

 

 

 

 

용식이가 국글링 입문 시절..

 

그때 용식이는 두살 많은 누나와 어머니.. 그리고 친할머니와 같이 살았고..

 

아버지는 일년에 반 이상을 배를 타는 생활을 하셨나봐..

 

내가 질풍노도의 사촌기 시절을 겪을때 용식이를 알게 되었고..

 

그때도 어렴풋이 배를 타는 아버지 이야기를 들었던것 같으니..

 

꽤 오랜세월을 바다와 함께 보내신 셈이지..

 


그런데도 생활형편이 많이 안좋았던건지..

 

용식이는 항상 좀 지저분했고.. 도시락으로 싸오는 반찬들도 또래친구들에 비해

 

한참 모자라는.. 그런 아이였어..

 

근데 그런 용식이에게도 남들보다 월등히 뛰어난 능력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입담이였어..ㅋ

 

지금은 나도 수년간의 직장생활로 인해 말수도 좀 많아지고..

 

보고서 쓰느라 글솜씨도 좀 나아진 편인데..

 

그때 당시엔 입에 거미줄 치고 사는날이 더 많았었어..ㅋㅋ

 

그래서..쉬는시간만 되면 용식이를 앉혀놓고 그때 당시 유행하던 만화책 이야기도 듣고..

 

티비에서 방송했던 무서운 프로그램 줄거리도 듣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곤 했었지..ㅋㅋ

 

물론 용식이가 이야기에 살을 좀 많이 붙이긴 했지만.. 말이야..

 

 


그런 용식이가 아까 말한대로 국글링이던 시절..

 

집에 세를 줬나봐..

 

방이라고 하기에도 뭐한 쪽방같은곳이였는데..

 

용식이네 집이 아주 오래된 한옥집같은 곳이라 화장실이 마당한켠에 있었나봐..

 

예전 드라마 보면 마당에서 등목도하고 그러잖아..

 

바로 그런집이 용식이네 집이라..

 

구석에 있는 쪽방 한켠을 세를 놓을수가 있었대..

 

집안에 성인 남자라곤 아버지 한분뿐인데.. 그마저도 일년에 몇달밖에 집에 안계시니..

 

젊은 아가씨한테 세를 주기엔 안성맞춤이였던거지..

 

용식이가 이모라고 부르며 잘 따랐다고 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동네 작은 주점같은곳에서 일하는..

 

소위 말하자면 술집 아가씨였던 셈이지..

 

 

밤장사가 일찍 끝나는 날이면 용식이가 좋아하는 통닭도 사오고..

 

낮에는 할머니 말벗도 해드리고.. 어머니와 언니동생하며 잘 따랐던 착한 아가씨였는데..

 

용식이네 집에 세를 들어오고 몇달이 지난후에..

 

이아가씨가 주점에서 궂을일을 하던.. 동네 건달 하나하고 정분이 난거야..

 

용식이네 어머니도 말리고.. 아무리 아가씨 직업이 그렇다고해도..

 

정분난 건달 자체가 워낙 개망나니인지라.. 동네에서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였대..

 

쪽방같은 그 작은방에 거의 눌러살다시피 했는데..

 

용식이네 아버지도 안계시니까.. 도와줄 사람이 없잖아..

 

그러니.. 그 쪽방에서 사람죽는 비명소리가 나고.. 아가씨는 매일같이 멍을 달고 살아도..

 

가족모두 방관할수밖에 없었대..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가정폭력이나 연인간의 치정관계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의 법구조가.. 큰 도움이 되질 못한거지..

 

 

 

그러던 어느날.. 저녁도 안먹은 이른 시간에..

 

또 그 쪽방에서 물건을 집어던지는 소리와 건달 놈이 내지르는 욕설이 뒤섞인 고함소리가..

 

용식이네 집안에 쩌렁쩌렁 울려퍼지기 시작한거야..

 

어머니는 용식이네 누나를 끌어안은채로 안방문을 걸어잠그고

 

바들바들 떨고 있었는데..

 

한시간쯤 지났을까..?

 

 

아가씨의 흐느끼는 듯한 비명소리도 더이상 들리지 않고 바깥이 조용하더래..

 

그리고도 한참을 어머니는 밖을 내다볼수가 없었는데..

 

쪽방문이 끼익 하고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 소리가 곧 대문쪽으로 이어지더래..

 

 

그리고 그때.. 용식이가 웅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리더라는거야..

 

아들 목소리에 정신이 번쩍 든 용식이 어머니가 맨발로 마당으로 나섰더니..

 

용식이가 그 건달 아저씨를 올려다보고 뭐라뭐라 이야기를 하고 있더라는거야..

 

근데 그때 용식이를 내려다보는 건달 아저씨 눈빛이..

 

평상시와는 다르게 좀 이상하더래..

 

 

기분이 묘해진 어머니가 용식이를 낚아채서 뒤로 숨기고는..

 

애들 아빠 오면 더 큰 사단이 날거니까.. 아가씨 그만 괴롭히고 이집에서 나가라고

 

소리소리 지르니까.. 그 건달 아저씨가 조용한 목소리로..

 

여기 더이상 볼일없으니 걱정마쇼.. 이렇게 지껄이고는 봇짐같은 배낭을 하나 짊어지고

 

마당밖으로 유유히 사라지더라는거지..

 

 

어머니는 한참동안 그 건달이 사라진 대문을 바라보다가..

 

아까 용식이하고 마주보고 이야기하던 장면이 퍼뜩 생각이 나더라는거야..

 

그래서 용식이를 돌려세우고 무슨 이야기했냐고 다그쳐서 물어보니까..

 

용식이가 해맑게 웃으면서..

 

 

아저씨가 치마두른것들은 절대 믿지 말라고 했다고.. 그 소리를 하더라는거지..

 

기가막힌 어머니가.. 별 미친것이 다 있다고.. 중얼거리시면서..

 

용식이한테 빨리 들어가서 손씻고 저녁먹을 준비하라고 호통을 치셨나봐..

 

아저씨때문에 괜히 혼구멍이 난 용식이는..

 

마당에 있는 수도꼭지에 손을 씻으러 갔고..

 

어머니는 아가씨를 부르며 쪽방쪽으로 다가섰다고해..

 

 

 

그리고 어머니가 쪽방 문고리를 잡아 돌린 그때..

 

 

용식이가 앉아있는 수도꼭지까지 뭔가 후끈한 열기같은게 느껴지면서..

 

비릿한 냄새가 훅하고 맡아지더라는거야..

 

그 정체를 알수없는 열기에 용식이가 고개를 돌리고 쪽방 문을 바라보니까..

 

어머니가.. 그 자리에서 굳은체로 입을 벌리고..

 

방안 한곳을 우두커니 쳐다보고 계시더래..

 

그렇게 한참을 못박힌듯 서계시던 어머니가 그 자리에 주저앉더니..

 

비명을 지르는데.. 용식이가 걱정되서 몸을 일으키려고 하니까..

 

그와중에도 오지말라고 하면서..

 

절대 이쪽을 보지말고 할머니 모셔오라고 소리를 지르시더라는거지..

 

평상시 보던 어머니의 모습과 너무 다른..

 

흐트러진 그 모습에 용식이는 섣불리 다가설수가 없었대..

 

 

그리고 마당이 소란스러우니까 할머니가 무슨일이냐며 마당으로 나오셨고..

 

어머니가 주저앉아 계시는 그 쪽방문 앞으로 다가섰는데..

 

할머니 또한 어머니와 같이 그 자리에서 허물어지듯이 주저앉고 마셨다는거야..

 

두분은 한참을 부둥켜 앉고 이를 어쩌냐는 소리만 반복하셨고..

 

시간이 꽤 지나고 나서야.. 쪽방문을 닫고

 

경찰에 신고를 할수가 있었대..

 

 

용식이는 그때 그 광경을 목격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세한 상황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는데..

 

나중에 동네 사람들이 수근대는 소리를 들어보니..

 

 

아가씨 목에 소주병이 꽂혀있었다고 하는걸 봐선 얼마나 참혹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았더라는거지..

 

 

 

경찰이 와서 사건이 수습되고.. 당연히 용의자로 지목이 된 그 건달은..

 

채 일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검거가 되었는데..

 

그 도망치던 와중에 술을 먹어서 그런건지 어쩐건지..

 

정신도 온전치가 못했고.. 건달 아저씨를 목격했던 주민 몇사람들 말로는..

 

거지도 그런 상거지가 없을정도로 몰골이 말이 아니였다는거야..

 

 

 

그리고 바다에 나가셨던 아버지가 돌아오시고..

 

생활비에 보탬이 되려고 세를 놨던것이 오히려 큰 독이 되서 돌아온 셈이니..

 

어머니는 아버지께 크게 꾸지람을 들으셨대..

 

그 쪽방은 아버지가 그 후에 연탄을 쌓아두는 창고로.. 용도를 바꾸셨고..

 

다시 배를 타러 나가셨는데..

 

 

그 후로 용식이네 집에..괴이한 일들이 끊이질 않았다는거야..

 

사건의 끝인줄만 알고.. 안심하던 가족들에게..

 

그 이후부터 더 악몽같은 일들이 벌어지게 된거지..